
중국 하이난성 전역에 대한 무관세 시행 정책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하이난성 부동산 시장에 뭉칫돈이 몰려오고 있다.
하이난성에서는 오는 12월 18일 '봉관((封關·특수지역으로 완전 분리)' 정책이 시행된다. 봉관은 세관을 봉쇄한다는 뜻으로, 하이난섬 전역을 특별 세관구역으로 지정해 홍콩처럼 중국 본토와 차별화된 무관세 등의 우대 정책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매체 시대재경 등에 따르면 최근 석달간 하이난성 대표 관광도시 싼야시 토지거래액이 95억 위안(약 1조8521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한해 싼야시 재정수입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6월 토지 거래만 9필지(宗)로, 지난 5년간 싼야시 월간 최고 기록을 세웠다. 8월에는 4필지가 추가로 거래됐다.
특히 매수자 대부분은 네이멍구·산시성 등지의 '석탄 재벌'로 알려졌다. 이들은 단순히 여윳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닌, 에너지 자원 고갈에 대한 불안감 속 사업 다각화와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하이난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토지 뿐만 아니라 하이난성 고급 호텔도 석탄 재벌들이 눈독을 들이는 매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석탄 재벌들이 하이난에서 인수한 고급 호텔만 10곳에 달한다. 샹수이만의 메리어트 호텔은 산시성 출신 석탄재벌이, 칭수이만의 래플즈호텔은 네이멍구 출신 석탄재벌이 매입했다. 현재 건설 중인 하이난 칭수이만의 MGM 호텔 소유주도 석탄 재벌이다.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속 토지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점을 고려하면 하이난성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예상할 수 있다.
하이난성에 따르면 올해 1~7월 싼야시 집값은 ㎡당 3만509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3% 올랐다. 싼야의 7월 신규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전국 주요 70개 도시중 베이징과 상하이를 제외하고 집값이 상승세를 보인 몇 안되는 도시 중 하나였다.
중국 지도부는 2018년 한국 면적의 3분의 1 크기의 하이난성(3만3900㎢)을 홍콩에 버금가는 국제 자유무역항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이후 7년 넘게 '봉관'을 준비해 왔다.
봉관이 시행되면 무관세 품목이 확대돼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본격적으로 하이난에 진출, 중국 최대 규모인 하이난 면세쇼핑 시장은 더 크게 성장해 더 많은 인구를 유치할 수 있는 국제 소비관광 중심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 부동산 시장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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