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165조 자산가 두고 '쩐의 전쟁'…PB 임원확대·센터 통폐합 승부

  • 시중銀 10억 이상 자산가 규모, 지난해보다 7조8400억↑

  • SC, 4분기 WM 진출 본격화…우리銀 지점 확장

서울 압구정 KB 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 사진 KB국민은행
서울 압구정 'KB 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 [사진= KB국민은행]
올해 4분기부터 시중은행들 간 초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예대금리차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은행으로서는 자산관리(WM)가 비이자이익 성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후발 주자도 잇따라 출사표를 내면서 PB 센터 개편과 통폐합을 준비하는 은행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역본부장 대우 PB(프라이빗 뱅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부점장 대우 PB를 3명 두고 있다. 부점장은 임원은 아니지만 임원 수준의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이들 부점장은 부점장 이상으로 승진하면 PB 직무를 내려놓고 이동해야 해 직무 연속성이 떨어졌다. 앞으로는 부점장 이상으로 승진할 수 있는 지역본부장 대우 PB를 늘려나가겠다는 것이 KB국민은행의 인사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은 'WM 경쟁력은 곧 PB'라는 관점에서 비롯됐다. KB국민은행 PB센터에 소속된 PB는 약 100명에 달한다. 고액 자산가를 잡으려는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종합한 종합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PB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 KB국민은행은 센터 통폐합을 통해 센터별 규모를 키우는 한편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도곡 △반포 △압구정 △방배 △삼성동 등에 이어 PB센터 미입점 지역과 신흥 부촌 등에 센터 신설에도 나선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자본시장에 특화된 자산관리 체계에 승부를 걸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투자증권과 공동영업팀을 출범했다. 은행 개발 상품만으로는 WM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은행·증권 등 복합점포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서울 강남구 센터필드에 IB(투자은행) 등 증권 특화 점포를 꾸리고 새 브랜드 론칭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과 복합점포를 세우면 상장을 준비하는 VC(벤처캐피털)에 대출 명목으로 투자를 해주고 이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맞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며 "운용비용도 고객 간 소송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올 연말부터 △대구 △잠실 △분당에 PB 브랜드인 투체어스 점포를 늘린다. 보험사를 인수한 만큼 복합 상품을 활용한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은행들이 이토록 고액 자산가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산관리 서비스가 차세대 수익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은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이자 장사로 비판받는 입장에서 고액 자산가들의 WM은 가장 큰 비이자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이 관리 중인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의 자산 잔액은 164조802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조84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새로운 플레이어 진입도 예상돼 은행 간 경쟁 구도는 격화될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은 올 4분기 PB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PB 전용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은행은 70여 개국 네트워크 바탕으로 한 증권 등 금융 투자상품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시장 후발 주자로서 진입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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