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컬처가 맞이한 엄청난 기회를 살리고, 엄청난 위기를 극복하려면 법과 제도 먼저 고쳐야 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은 4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하며 "낡은 틀이 아직도 있다. 이것부터 미래 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인공지능(AI)이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미래형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이 시점에 법과 제도를 미래에 맞게 고치지 않는다면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기에 직면한 영화산업의 상황을 거론하면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 법상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법은 영화와 비디오로 나뉜 이분법적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시점에 머물고있는 것이 영비법이지 않나 싶다”며 “여러 법과 제도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최 장관은 ‘메이드 위드 코리아’를 언급하며, “케이컬처가 전 세계 주목을 받으면서 공동제작 요청이 많다. 전 세계 각 나라에서 우리를 알릴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동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이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은 0원이다”라며 “올해 예산에 비어 있는 부분들, 응당 해야 할 지원 사업들이 빠지지 않도록 꼼꼼하게 챙겨서 잘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문화기반 시설 확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케이팝 팬들이 케이팝 성지인 우리나라에 와서 막상 공연을 못 보고 간다”며 “공연 인프라가 부족해 공연이 상시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에는 1만석 이상의 실내 공연장이 34개에 달하나, 케이팝 강국인 우리나라는 고작 8개에 불과하다”며서 공연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문체부 내 조직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영비법 개정 등 법과 제도의 틀을 바꾸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반돼야 하는 것이 조직 변화다”라며 “향후 법과 제도의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조직 변화도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케이-컬처를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은 문체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일이 상당 부분 진전돼, 구체화하는 대로 곧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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