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것과 영국·독일·프랑스(E3)가 이란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규탄했다. 또 이들은 회원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조항 준수와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이행을 재확인하고,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 의지도 표명했다.
1일 러시아 타스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SCO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중국 톈진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선언문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선언문 내용과 서명에 참여한 회원국 정상들의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를 보면 회원국들은 이른바 '톈진 선언'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6월 이란을 공습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선언문을 인용해 "회원국들은 무력 충돌로 핵 시설에 피해를 입힌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든 다자 협의체다. 이란은 인도와 파키스탄(2017년)에 이어 2023년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지난해 벨라루스가 추가로 들어오면서 회원국은 총 10개국이 됐다.
SCO는 이번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란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UN 안보리 결의안 2231호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이 결의안은 구속력이 있으며, 규정에 따라 전면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UN 안보리 결의안 2231호는 2015년 이란과 서방이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대이란 스냅백(제재 재발동)에 관한 외교적·법적 프로세스를 담고 있다.
영국·독일·프랑스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문제 삼으며 스냅백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핵확산금지조약 조항의 철저한 준수와 화학무기금지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 의사도 밝혔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이날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SCO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밝힌 SCO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하고, 참관국과 대화파트너의 지위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10개 회원국 외 SCO에는 몽골·아프가니스탄 2개국이 참관국으로,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캄보디아·이집트·네팔·카타르·스리랑카·튀르키예 등 14개국이 대화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공동선언에서 회원국들은 인공지능(AI) 관련 보안 위험 예방을 위한 협력, 통신 기술의 군사화 반대, 마약 밀수와의 싸움을 위한 협력 등에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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