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바닥 보이는 강원도 저수지…金배추·金감자 재현 우려

  • 최대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 16.4%

  • 평년 대비 강수량 44.3%·강수일 14.5일↓

  • 배추 한달새 21.7%·감자 14.4% ↑

 
사진은 1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관계자들이 경매를 위해 배추를 옮기는 모습
1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관계자들이 경매를 위해 배추를 옮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영동 지역에 가뭄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농산물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추석 전후까지 배추와 감자 등 고랭지 채소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상청·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현재 영동 지역 전역은 3개월 누적 강수량 기준(SPI3)으로 '가뭄' 상태다. 이중 △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정선군 △동해시 △삼척군 등 6곳은 심한 가뭄이고 강릉시, 태백시 등 2곳은 극한 가뭄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속초시, 강릉시, 태백시 등이 보통 가뭄을 겪는 것이 전부였지만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강릉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도 가뭄으로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6.4%로 하루 평균 0.3~0.4% 가량 줄고 있다. 강릉시는 마지노선인 저수율 15%에 다다르면 생활용수 제한급수에 이어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할 방침이다. 동막저수지(29.4%), 장현저수지(40.7%) 등 다른 곳의 수원 상황도 좋지는 않다. 

비가 적고 드물게 내린 상황에서 더위가 극심해지면서 가뭄 피해가 심각해졌다. 6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영동 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225.1mm로 평년(507.9mm) 대비 44.3%에 불과했다. 강수일수도 23.3일로 평년(37.8일)보다 14.5일 적었다. 여기에 폭염으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는 '돌발가뭄' 현상까지 더해졌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올해는 유독 강수량이 적은 편인데다가 해수면의 온도와 주변 기압이 변하면서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 생기지 않았다"며 "반면 서쪽에서 생긴 비구름은 태백산맥을 넘지 못하고 비를 다 뿌리고 소산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영동지역을 포함한 강원도가 국내 고랭지 채소의 주산지라는 점이다. 강릉 안반데기는 여름에도 다른 지역보다 서늘한 기후로 배추, 무 등 노지채소가 자라는 대표적인 곳이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는 전국 고랭지 배추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감자도 전국 생산량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무더위로 급등하고 있는 배추와 감자 가격이 더 오를 공산이 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소매 가격은 포기당 6601원으로 한달 새 21.7% 상승했다. 감자 소매 가격도 100g당 405원으로 전달에 비해 14.4% 뛰었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농업관측 전망을 통해 "9월 고온으로 인해 배추의 작황 부진이 우려된다"고 예측했다. 감자에 대해서는 "출하량이 6.5%가량 감소해 9월에 가격이 평년보다 20% 정도 비쌀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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