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특히 양 정상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화두로 회담 시간을 상당 부분 할애한 것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또한 일본 정부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다시 회담할 의지를 드러냈다”며 “올해 안에 만나고 싶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올해 안에라도 실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의 북·미 정상회담을 회상하며 북한에 대해 ‘큰 가능성을 지닌 국가’라고 표현하면서 대화 의지를 반복적으로 밝혔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또 이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등을 위해 중재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피스 메이커”라고 표현한 후 “나는 페이스 메이커”라며 북·미 정상회담 실현에 협력할 의향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도 한·미 정상회담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권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을 염두에 두고 올해 안에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을 권유한 것은 2018~2019년에 걸쳐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했다고 자부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층을 의식한 계산이었다고도 분석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의 건설자’를 자처하며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 양국의 협력 강화와 함께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취지도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의 의의를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날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북·미 간 대화에 대해 예단을 갖고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나 대북 대응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은 필수이며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도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기 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태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한·일 관계가 일정 정도 정리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 당시, 이전에 우리(한·일) 사이에 있던 장애 요소가 제거됐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해당 사실을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을 위한 한국 측 노력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