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출규제 두 달... '집값 열기' 식었지만 "양극화 키웠다" 지적도

  • 거래량·매매 상승세 둔화…'5분위 배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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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6·27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갭투자 의심 거래가 급감하는 등 수요 억제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6억원 상한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돼 현금 부자만 수혜를 보며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월 7338건에서 6월 1만2061건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7월엔 3918건으로 급감했다. 이달 들어서는 25일까지 1573건에 그쳤다.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거래절벽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 흐름도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규제 시행 직전인 6월 셋째주 0.36%, 6월 넷째주 0.43%까지 치솟으며 집값 과열 양상을 보였으나, 두달이 지난 8월 셋째주엔 0.09%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집계를 보면 6월 13억3656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 금액이 대출 규제가 시행된 7월에는 12억8547만원로 낮아져 상급지 고급 아파트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갭투자도 감소하는 분위기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갭투자로 의심할 만한 거래는 7월 179건으로, 전월보다 87% 감소했다. 강남구에서는 지난달 갭투자 의심 건수가 단 1건도 나오지 않았다. 

수요 억제책으로서 효과를 내긴 했지만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늘리고 현금 부자 중심의 시장 구조로 변화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8월(조사기준 14일)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6을 기록했다. 올해 6월 6.4를 기록한 이후 7월 6.5로 높아졌고, 8월도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상위와 하위 가격 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대출을 금지하면서 거래 절벽이 나타났고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며 (양극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규제도 6개월 정도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상급지에서의 신고가는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에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래스티지' 전용면적 113㎡(21층)이 4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25일 동일 면적 거래가격보다 2억4000만원이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된 탓에 규제 직후 입주가 시작된 서울 서초구의 메이이플자이에서는 월세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도 나타났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전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충당하려던 수분양자들은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는 전세금 일부를 낮추거나 월세로 전환해 자금 유입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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