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시게 미 보즈' 주연을 맡은 양재우(오른쪽) [사진=영화 '시게 미 보즈' 스틸컷]
한국인 배우가 스페인 상업 장편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게 됐다.
20일 웹툰·방송업계에 따르면 스페인 영화 '시게 미 보즈(Sigue Mi Voz·내 목소리를 따라)'의 주인공으로 한국인 축구선수 겸 배우 양재우가 캐스팅됐다. 스페인 상업 영화에 한국인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한 사례는 있었지만, 주연을 꿰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재우의 캐스팅에는 원작 설정이 크게 작용했다. '시게 미 보즈' 원작 웹소설 속 남자 주인공 강이 한국인으로 등장하는 만큼, 제작진이 이 설정을 유지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작품은 76일간 집 안에 머물던 소녀 클라라가 심야 라디오 DJ인 강의 목소리에 매료돼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담은 로맨스 영화다.
원작은 베네수엘라 작가 아리아나 고도이가 집필해 왓패드에서 누적 조회수 3680만 회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영화는 네이버웹툰 관계사 웹툰 프로덕션(구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과 스페인 제타 스튜디오, 베타 픽션이 공동 제작한다.
양재우는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그는 11살이던 2012년 스페인 비야레알 유소년팀에 입단하며 스페인으로 건너간 축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모스토레스 CF에서 선수로 뛰고 있으며 유소년팀 감독도 겸하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를 통해 "팬 한 분이 영화 오디션 공고를 알려줘 호기심에 지원했다"며 "오디션을 잘 못 본 것 같아 기대하지 않았는데 합격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사례는 한국 웹툰·웹소설 IP가 글로벌 무대에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의미를 더한다. 웹툰 프로덕션은 넷플릭스 시리즈 '배드 인플루언스(Mala Influencia)'를 비롯해 태국 드라마 '뷰티 뉴비', 인도네시아 시리즈 '턴 온' 등 다양한 비영어권 콘텐츠를 제작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