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의 한 소년이 14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알투파 지역에서 파괴된 건물 옆에서 땔감으로 사용할 나무를 주워 모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중재국의 신규 휴전안을 수용했다. 휴전안에는 인질 석방을 포함한 60일간 교전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이 이스라엘로 넘어간 가운데 실제 휴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로부터 전달받은 새 제안을 수용했다. 하마스 고위급 바셈 나임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하마스는 중재자들의 새로운 제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적었다.
해당 휴전안은 하마스와 이집트, 카타르가 최근 며칠 동안 카이로에서 진행한 협상 결과다. 하마스는 중재국으로부터 휴전안을 받은 뒤 이를 수정 요청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새 휴전안에는 △60일간 교전 중단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생존 인질 10명과 시신 18구 석방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포로 석방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49명의 인질이 억류 중이며 이 가운데 27명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적 구호품 반입을 용이하게 하도록 이스라엘군 병력을 옮기고, 휴전 첫날부터 영구적 종전 등을 위한 포괄적 합의를 위해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의 친(親)헤즈볼라 방송 알마야딘은 휴전 시 가자지구 북부 셰자이야, 베이트라히아 등지를 제외한 가자지구 북부와 동부에서 이스라엘군이 약 1㎞가량 뒤로 철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새 제안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중 종신형을 선고받은 140명, 징역 15년 이상을 선고받은 60명, 그리고 가자지구에서 붙잡힌 1500명을 풀어줘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집트와 카타르는 해당 휴전안을 이스라엘 측에도 전달했으며 “공은 이제 이스라엘 측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상태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모든 인질의 석방과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 비무장화 등 포괄적인 합의만 수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성명에서 “나도 언론 보도를 접했는데, 하마스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지역 가자시티를 장악하겠다는 계획을 승인하자 하마스가 태도를 바꾸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TOI는 “네타냐후 총리는 공개적으로 부분적 합의를 배제하지는 않았다”며 “이는 여전히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우익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네타냐후는 부분적 합의에 대한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남은 인질이 모두 한꺼번에 풀려나는 것이 아닌 이상 휴전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하마스를 궤멸시켜야만 인질이 돌아올 수 있다”며 “빠르게 행동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직접 협상해 수백명의 인질들을 석방시켜 이스라엘(과 미국)로 돌려보낸 사람은 나였다”며 “내가 이란의 핵 시설을 완전히 박살냈으며, 단 6개월 만에 6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기기 위해 싸우고, 아니면 애초에 싸우지 말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발표한 후 이 지역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 나왔다. 이스라엘은 앞서 8일 안보 내각 회의에서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승인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하마스가 무장 해제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임무를 완수하고 하마스를 패배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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