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3% 넘게 상승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투자손실을 봤다. 투자 심리가 과열된 화장품, 방산 등 테마주에 진입했다가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 발표 이후 차익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이차전지와 IT, 전기전자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의 평균 손실률은 7.87%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4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네이버, LG씨엔에스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종목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가장 높은 손실률을 기록한 것은 코스맥스(-19.45%)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시행에 따른 수혜 기대감과 함께 코스맥스는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주가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16% 넘게 급락했다.
이외에도 개인은 한국콜마(-13.77%), 달바글로벌(-10.91%), 아모레퍼시픽(-6.11%) 등 화장품 관련주에서 손실을 봤다. 화장품주는 2분기 실적의 컨센서스 부합 여부로 주가가 움직였다. 한국콜마와 달바글로벌은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 예상치를 밑돈 영업이익을 내놓으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673% 증가했지만, 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준에 주가가 밀렸다.
LIG넥스원(-14.72%)과 현대로템(-8.72%) 등 방산주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을 키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지난 7일 발표된 LIG넥스원의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전반적인 방산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기관은 순매수 상위 종목 평균 주가 수익률이 13.13%로 개인, 외국인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ETF 제외 순매수 상위 7위인 엘앤에프(34.23%)와 6위인 포스코퓨처엠(20.10%), 2위를 기록했던 삼성SDI(18.34%)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리튬 가격 반등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실적 개선 등 업황 회복이 겹치면서 이차전지 관련주에 훈풍이 불었다. 그 밖에도 기관은 LG에너지솔루션(6.06%), LS ELECTRIC(4.80%) 등에서 수익을 올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 상승세가 이어진 반면 방산, 화장품, 바이오, 자동차 등 대체로 부진했다"며 "코스피는 기업의 실적 결과에 주요 대형주의 주가 차별화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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