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휴전 90일 추가 연장....미·중 정상회담 '청신호'

  • 12일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 미·중 정상회담 앞둔 분위기 조성

  • 농산물·반도체 수출통제 등 합의?

  • 中 러시아 석유 구매 등 변수도

미국 성조기와 중국 호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왼쪽)와 중국 오성홍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양국 간 '관세 전쟁의 휴전'을 90일 연장하기로 하면서 연내 미·중 정상회담 개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양국 협상단은 오는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미·중 정상회담까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치열한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중 정상회담 앞둔 분위기 조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미·중이 합의한 '관세 휴전' 마지막 날인 11일(현지시간) 90일 더 휴전을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12일 종료 예정이었던 미·중 관세 휴전 시한은 오는 11월 10일까지로 90일 연장됐다. 앞서 양국은 7월 말 스톡홀름 무역회담에서 관세전쟁 휴전을 추가 연장하기로 잠정적으로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도 이날 "중국 시간 12일 낮 12시 1분(한국 시간 12일 오후 1시 1분)부터 관세 휴전 조치를 90일 동안 다시 시작한다"며 "중·미가 일부 추가 관세 중단을 계속하기로 한 것은 양국 각자의 발전 목표 실현과 세계 경제 발전·안정 촉진에 이롭다"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도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시행한 미국 방산업체 수출 통제조치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화답했다. 

이로써 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만날 수 있는 긍정적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농산물·반도체 수출통제 등 합의 이룰까? 

펜타닐 유입, 대중 무역적자, 중국 과잉생산, 러시아·이란산 석유 구매, 반도체·희토류 수출통제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90일이라는 시간을 번 미·중은 향후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합의 도출을 목표로 치열한 힘겨루기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대두를 비롯한 농산물 분야에서 양국이 합의할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0일(현지시각)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4배로 늘리길 바란다며 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집권 1기때인 2020년 양국이 서명한 1단계 무역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대중적자 해소를 위해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대량 수입하기로 약속했는데, 그중 약 500억 달러가 농산물이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파로 중국의 실제 구매량은 목표치에 못 미쳤다. 

이와 관련, 리밍장 싱가포르 남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부교수는 연합조보를 통해 "양국이 대두나 농산물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농부에게 이익이 될 뿐 아니라, 중국도 더 싼값에 대두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중국의 대두 수입원 다변화가 미국과의 협상 경쟁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그간 미국에서 대두를 주로 수입했으나, 트럼프 집권 1기때 발발한 무역전쟁을 계기로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으로 대두 수입 다변화를 모색해왔다. 브라질이 현재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12일자 사평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서 대두를 수입할 것이지만, 무역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자율적 선택은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추가로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에 대해 중국 전용 H20 칩의 중국 내 판매 수익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는 조건으로 중국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서다.  

11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의 대중 수출을 허가할 가능성에 대해서 “성능을 30~50% 낮춘 블랙웰에 대해서는 (중국과) 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달 말  무역협상에서 미국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수출 제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양국간 불거지고 있는 중국의 러시아·이란산 원유 수입 등은 향후 협상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는 나라에 징벌적 성격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에너지 수요가 있는 주권 국가로 러시아와 거래는 국제법에 부합한다고 맞서왔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연합조보에 "트럼프가 중국에 러시아산 석유구매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한다면 우리는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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