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 본색 트럼프, 엔비디아 이어 인텔과도 '거래'..."내주 제안 가져올 것"

  • 中커넥션 의혹 랍부 탄 인텔 CEO와 면담...사임 촉구하던 트럼프 태도 바꿔

  • 엔비디아 블랙웰 수출허용 관련해선 "성능 낮추면 거래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장사꾼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H20)를 재수출하는 대가로 관련 매출의 15%를 사실상 ‘수출세’로 부과한 데 이어 인텔과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인텔의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함께 만났다. 매우 흥미로운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성공과 부상은 놀라운 이야기”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7일 탄 CEO의 과거 중국 투자를 지적하며 "이해 충돌 문제가 커 즉각 사임해야 한다. 이 문제에 다른 해법은 없다”고 주장했던 것에서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탄 CEO와 나의 내각 구성원들은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며 다음 주에 나에게 제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텔의 대규모 투자 단행 등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이 조만간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 태생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대학원 시절 미국으로 넘어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뉴욕타임스(NY)에 따르면 탄 CEO는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처펀드 월든 인터내셔널을 운영했는데, 당시 대만과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이에 중국과 커넥션 의혹이 증폭됐다. 앞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공화·아칸소) 의원은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탄 CEO가 중국공산당 및 중국군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기업들과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탄 CEO는 이날 백악관을 찾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친중 의혹을 해소해주는 대가로 투자를 약속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탄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기술 및 제조 분야의 리더십 강화에 대한 인텔의 약속”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 같은 중요한 우선순위를 진전시키기 위한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에 감사를 표하며 이 위대한 미국 기업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및 그의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사꾼 면모는 최근 엔비디아·AMD와의 협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MD는 지난 4월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됐던 중국 수출용 칩의 수출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해당 칩 매출의 15%를 트럼프 행정부에 지불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 정부과 기업간의 이 같은 거래는 “전례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 블랙웰의 대중국 수출 역시 엔비디아와의 새로운 계약에 대한 논의를 통해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으로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성능을 30~50% 낮춘 블랙웰에 대해선 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다시 나를 만나러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은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CEO 해임을 요구한 드문 사례로, 기업 경영에 대한 그의 통제력에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이는 엔비디아와 AMD가 미국 정부에 중국 판매 수익의 15%를 지급해야 한다는 합의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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