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오른 미국 방산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90일간 유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관세 유예 기간을 90일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측도 이에 호응하는 조치로 화답한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공식 홈페이지에 기자와 대변인 간의 문답 형식으로 된 성명을 올리고 해당 내용을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기자는 "중·미 스톡홀름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미국에 대한 비관세 보복 조치를 유예하거나 취소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거나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Unreliable Entity List)과 관련해 어떤 조치를 고려하고 있나?"고 질문했다.
이에 상무부 대변인은 "<중화인민공화국 반(反)외국제재법>,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 규정> 및 기타 관련 규정에 따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 업무 메커니즘은 2025년 4월 4일과 4월 9일에 미국 기업 17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포함시켰다"며 "해당 기업들이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에 종사하거나 중국 내에서 신규 투자를 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변인은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의 관련 규정에 따라 (중국) 국내 기업은 상기 기업들과의 거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 업무 메커니즘은 법에 따라 심사하여 조건을 충족하는 신청에 대해 승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90일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오른 미국 방산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고, 해당 기간 중 이들과 중국 기업들의 거래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중 양국이 지난달 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한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의 합의안에 따른 조치이다. 양국은 스톡홀름 협상에서 12일 종료되는 관세 유예 기간을 90일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방금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더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등의 이유로 드론 생산업체 스카이디오 등 미국 방산 기업 11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등재하고, 4월 9일에는 미국이 중국에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시에라네바다 등 다른 미국 기업 6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등재되면 중국에 대한 수출입 및 투자 등의 업무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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