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등재 일주일 '반구대 암각화' 또 수몰

  • 반구천의 암각화 유산에 포함된 대표 유적

  • 수문 없어…암각화 직접적 영향

지난 12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울산 울주군의 반구대 암각화가 또다시 물에 잠겨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2일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유산에 포함된 대표 유적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물정보포털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기준 사연댐 수위는 56.19m를 기록해, 반구대 암각화(주 암면 기준: 가로 8m, 세로 4.5m) 대부분이 침수된 상태다. 

사연댐은 반구대 암각화에서 약 4.5㎞ 상류에 위치한 자연 월류형 댐으로, 수문이 없어 저수지가 가득 차면 대곡천을 따라 하류까지 수위가 상승해 암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만수위는 해발 60m이며, 반구대 암각화는 해발 53~57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수위가 53m에 도달하면 암각화 일부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고, 57m를 넘기면 전면 침수된다.

실제로 수위는 12일 46.96m에서 15일에는 49.48m까지 빠르게 올랐고, 이후 소강상태를 보였던 16일 49.36m로 잠시 하락했다. 그러나 18일부터 다시 많은 비가 내리며 19일 오전 5시에는 결국 수위가 53m를 넘어섰다. 

수자원공사는 평상시 생활용수 방류로 수위를 낮추고 있으며,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되면 공업용수도 함께 방류해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쏟아지면 유입량이 방류량을 넘어서 수위가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17일 유입량은 초당 31t에 달한 반면, 방류량은 4.5t에 불과했다. 

19일 오후까지 50㎜ 이상 비가 더 예보된 상태여서 댐 수위가 계속 오를 뿐 아니라, 다시 수위가 낮아질 때까지 적잖은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그 시간 동안 세계유산 반구대 암각화는 꼼짝없이 수몰되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가장 최근의 장기 침수 사례는 2023년 장마와 태풍으로 8월 10일부터 10월 22일까지 74일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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