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갈등이 다시 폭발했다. 봉합되는 듯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의제를 담은 감세 법안 처리를 계기로 파국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으로 추방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머스크는 신당 창당 카드까지 꺼내며 맞섰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머스크의 추방을 고려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정부효율부(DOGE)가 일론(머스크)을 맡도록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정부효율부는 일론을 잡아먹어야 할지 모르는 괴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법안을 공격하는 것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에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머스크가 계속 법안을 반대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을 줄여 연방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머스크가 운영하는 테슬라, 스페이스X 등 기업과의 정부 차원 계약 해지와 해당 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머스크가 비난하는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포괄적으로 담은 법안으로, 명칭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다. 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고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사업 영역과 직결된 분야다. 미 상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포괄적 감세법안을 찬성 51표, 반대 50표로 가결했다. 하원은 이르면 2일 곧바로 상원 통과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머스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감세 법안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법안에 관여한 의원들에게도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선거 기간엔 정부 지출을 줄이라고 말해놓고 갑자기 사상 최대폭의 재정 적자 증가에 찬성하는 모든 의원은 부끄러움에 목을 매달아야 한다”며 여당인 공화당을 직격했다. 특히 머스크는 “내가 살아 생전에 그들을 도울 생각이 없다면 그들 모두는 경선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의원 일부를 직접 거명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공화당 강경보수파 모임인 하원 프리덤코커스의 앤디 해리스(메릴랜드), 칩 로이(텍사스) 의원을 향해 “역사상 재정적자를 가장 크게 늘려 빚의 노예로 만드는 법안에 찬성한다면 어떻게 스스로를 프리덤코커스로 부르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머스크는 신당 창당론도 거론했다. 그는 X에 “정신 나간 지출법안이 통과하면 그 바로 다음 날 ‘아메리카당’이 창당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민주-공화당 단일정당의 대안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이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6월 초에도 이 법안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격렬한 언쟁을 벌일 때도 중도층을 위한 신당 창당론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설전이 거칠어지자 테슬라 주가는 5% 이상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34% 내린 300.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져 9686억 달러 수준이 됐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 때 물심양면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하며 집권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당시 트럼프 대선 후보와 기타 공화당 정치인들의 선거운동 지원에 2억7500만 달러(약 3700억원)를 지출했다. 특히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신흥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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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 2025-07-02 11:27:28돌아이 둘이 만나서 뭐가 되길 하겠나. 에휴... 진즉에 파토날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