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는 나라에 따른 게임의 산업 규제 및 지원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운데, 이란의 국위선양이 목적인 게임에 대해 다뤘습니다. 게임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에 착안하여, 정치색이 강한 게임을 개발하는 케이스가 각국에서 다수 보이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Heroes Of 71』이라는 게임은, 1971년의 제3차 인도 파키스탄 전쟁 (방글라데시에서는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이라고 부릅니다.)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동국의 게임 스튜디오(개발회사)인 Mindfisher Games가 개발하여, 2017년에 발매되었습니다.

필자가 예전에 방문했던, 브루나이의 시리어스 게임 개발회사 (사진 출처=필자 제공)
플레이어가 무명의 레지스턴스(저항 세력의 병사)가 되어, 다가오는 파키스탄군과 밀림 안에서 싸우는 내용입니다.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을 무대로 파키스탄군과 밀림에서 싸우는 『Heroes Of 71』 (사진 출처=Google Play)
※ 구글의 디지털 콘텐츠 전송 서비스
이 회사는, 핀란드발 유명 작품 『클래시 오브 클랜』과 비슷한 전략 게임(strategy game)(※)으로, 제3차 인도 파키스탄 전쟁을 테마로 한 『Mukti Camp』도 발매하고 있습니다.
※ 기마군단의 공성전이나 항공모함에 의한 해전 등, 주로 전략 전술을 테마로 한 장르
인도에서는 이전에 이야기한, 인도 중국 국경 분쟁이 테마인 『FAU-G: Fearless and United Guards』라는 게임이 발매되었으며, 그 외에도 『1971 : Indian Naval Front』라는 제3차 인도 파키스탄 전쟁에서의 인도 해군을 주역으로 한 게임이 개발되었습니다.
최근, 이웃 나라인 아르메니아와 국경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의 경위를 테마로 한 게임 『Truth』를 LOF Studios라는 게임 스튜디오가 발표하였습니다.
동아시아에서도, 중국인민해방군이 중국의 게임 스튜디오와 공동개발한 군인 체험 게임 『광영사명(光栄使命)』이 있듯, 정부가 주장하고 싶은 정치적 테마나 역사관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은, 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나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국영 TV 방송에서도 소개된 『Truth』.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분쟁이 테마이다. (사진 출처=LOF Studios Facebook)
게임의 사회 활용은, 정치적인 선전 활동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대에서는 의료용 시뮬레이션, 교육 및 연수용 트레이닝, 군사훈련, 건강관리, 사회 문제계발, 선거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과제해결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을 통칭 「시리어스 게임(Serious game)」이라 부릅니다.
엔터테인먼트가 주목적인 게임이지만, 사회적 문제의 계발 등 시리어스한 요소를 넣음으로써 미디어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정부 기관의 협력을 얻어내는 것도 드물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영국이나 네덜란드와 같이 시리어스 게임 산업이 활발한 나라가 몇몇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시아에서도 개발력의 향상이나 게임의 사회적 인지 확대를 시작으로, 시리어스 게임 개발 사례가 각국에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공능유희(功能遊戯)」「엄숙유희(厳粛遊戯)」라 불리는 시리어스 게임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부패 관리를 해치우는 두더지 게임과 같은 게임을 인민일보가 중국 게임 개발회사와 협력하여 발매했던 것과 같이, 공적 기관이 게임 회사와 협력하여 사회계몽을 위한 게임을 내는 사례가 중국에서는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18년도에 정부의 중추인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게임 산업의 감독을 강화하고부터는, 게임이 사회의 도움이 되는 면을 강조하여, 게임 개발자가 정부로부터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작자에게 중요시되고 있는 듯합니다.
19년도에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가 인민일보와 공동 개발한, 애국심 양성을 목적으로 한 도시건설 게임 『홈랜드 드림』과 같이, 게임 판매 대기업이 시리어스 게임을 개발 및 발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정부가 산업지원을 확립한 한국의 「기능성 게임」
정부에 의한 게임 산업의 지원 체제가 확립되어 있는 한국에서도 시리어스 게임은 중요한 존재입니다. 한국에서는 「기능성 게임」이라 불립니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매해 몇 개의 게임 작품에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능성 게임도 지원 대상에 속합니다.

한국의 『버추얼 바리스타』는 장애인의 커피숍 직업 훈련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 출처=NAVER)
전자는 커피숍에서 장애인이 바리스타로 일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직업 트레이닝을 하는 게임이며, 후자는 「로보카 폴리」라는 한국 애니메이션 IP(※)를 채택하여, 아이들에게 지진 발생 시 대응법을 가르쳐 주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 지적재산. 이 경우는 캐릭터, 설정, 음악 등 작품의 요소를 주로 가리킴.
이 외에도 한국의 역사관을 반영한 정치색이 강한 게임에 대하여, 특별 부문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 결혼의 악습을 타파하는 인도발 『화낼 수 있는 신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시리어스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 등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이한 곳으로는 브루나이라는 작은 나라로, 게임 비즈니스에 있어서 거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나라이지만, 예전에 브루나이의 IT 인큐베이션 센터를 방문했을 때, 여성 시리어스 게임 개발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회사에서는, 자국의 박물관을 대상으로 브루나이의 역사를 테마로 한 게임 등을 개발, 납입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게임 산업을 성장시키기에는 기술력과 자금력, 시장 규모가 부족한 나라일지라도, 시리어스 게임이라면 국가나 공기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B to B 비즈니스 (기업 간 거래)가 성립된다는 점이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하는 여성 분석가 마리엄 아딜씨가 「GRID(Gaming Revolution for Inspiring Development)」라는 게임 개발 조직을 설립하였고, 신경쇠약 형식으로 명확한 소스와 데이터에 기반한 인종적, 성적,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을 거부해 나가는 『StereoWiped』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19년에는 건강 지식을 높이기 위한 『Nari Paila』라는 교육 게임도 만들었으며, 지금도 사회계발을 목적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계속하여 만들고 있습니다.

인도의 『Angry Brides』는, 불합리한 지참금을 요구하는 신랑을 신부가 타도한다는 설정. 여성의 분노를 느끼게 하는 비주얼이다. (사진 출처=해당 게임 공식 사이트)
인도에서는, 법률로 금지되어 있음에도 신랑 측이 신부 측 가정에 지참금을 강요하고, 요구를 거부한 신부가 학대당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비참한 사례가 끝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타이틀 그대로 플레이어가 「화낼 수 있는 신부」가 되어, 엔지니어나 의사, 파일럿과 같은 신랑 후보의 집요한 지참금 요구에 퇴짜를 놓게 됩니다. 신랑 후보를 1명 쓰러뜨릴 때마다, 신부 지참금 반대 기금에 온라인 모금이 되는 구조입니다.
한 편, 아랍권에서는 게임 산업의 의미에서는 발전도상국이지만, 교육 목적 게임은 꽤 이른 시점부터 만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가 아라비아 문자나 숫자를 배우고, 산수를 공부하기 위한 게임을 아랍계 국가의 다양한 회사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터키에서는 축구 심판이 규정에 기반하여 올바르게 판정하기 위한 트레이닝 게임을 한 연구기관이 개발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 트렌드는 코로나 방역, 각국에서 활용도에 관심 높아져
코로나 사태로 각종 엔터테인먼트가 저조한 가운데, 은둔형 소비 수요로 게임 비즈니스는 확대 기조에 있으며, 세계적으로 영화나 음악산업을 합친 것보다 커다란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사회환경의 변화에 강하며, 글로벌 발신이 가능한 미디어로서, 게임의 사회 활용에 한층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방역을 테마로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게임입니다.
중국에서는, 상해의 게임 회사가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파극성시(波克城市)」가 인민하오이셩(人民好医生) 앱과 공동개발한 『인민전"역(疫)"총동원』이라는 게임을 발매, 중국의 베스트 게임을 선출하는 「Game Look Award」에서 20년도 시리어스 게임 부문을 수상하였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10대 젊은 층이 협력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예방 지식을 높이는 『Stop the Spread』라는 게임을 20년 4월에 발매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아시아 각국의 시리어스 게임에 대해 다양한 실사례를 다뤄보았습니다. 일본은 교육과 훈련 분야의 보수성 등의 다양한 이유로 게임 산업의 규모에 비해 시리어스 게임 비즈니스 규모는 크다고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알아보면 건강관리,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 환경문제의 계발, 야생동물 피해 대책, 비즈니스 트레이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흥미로운 시리어스 게임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스스로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어떠한 시리어스 게임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자소개>
사토 쇼(佐藤翔)
교토대학 종합인간학부 졸업. 영국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영 석사학위 취득. LUDIMUS 대표이사. 10년가량의 신흥국 콘텐츠 시장 조사 경험을 지님. 일본 첫 게임 산업 인큐베이션 프로그램 iGi의 공동창설자. 인도 NASSCOM GDC(인도의 IT 업계단체 「NASSCOM」이 주최하는 게임 개발자 회의)의 국제 보드 멤버 등을 역임.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10개국 이상 지역에서 강연. 『게임의 지금, 게임 업계를 내다보는 18개의 키워드』(SB 크리에이티브)에서 동남아시아 부분을 집필. 웹 매거진 『PLANETS』에서 「인포멀 마켓에서 보는 세계」를 연재 중.
※ 특집 「프로의 눈」은, 아시아 경제를 바라보는 NNA의 무료 매체 「칸파사르」 2021년 7월호 <http://www.nna.jp/nnakanpasar/>에서 게재하고 있습니다.
교토대학 종합인간학부 졸업. 영국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영 석사학위 취득. LUDIMUS 대표이사. 10년가량의 신흥국 콘텐츠 시장 조사 경험을 지님. 일본 첫 게임 산업 인큐베이션 프로그램 iGi의 공동창설자. 인도 NASSCOM GDC(인도의 IT 업계단체 「NASSCOM」이 주최하는 게임 개발자 회의)의 국제 보드 멤버 등을 역임.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10개국 이상 지역에서 강연. 『게임의 지금, 게임 업계를 내다보는 18개의 키워드』(SB 크리에이티브)에서 동남아시아 부분을 집필. 웹 매거진 『PLANETS』에서 「인포멀 마켓에서 보는 세계」를 연재 중.
※ 특집 「프로의 눈」은, 아시아 경제를 바라보는 NNA의 무료 매체 「칸파사르」 2021년 7월호 <http://www.nna.jp/nnakanpasar/>에서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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