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대전] 요금제 결합하는 OTT…묶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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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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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부터 네이버까지…이종 산업 결합 요금제 출시

  • 글로벌 OTT 앞서 시장 선점 시급…'록 인 효과' 노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공습이 거센 가운데 토종 OTT 업체들이 이색 결합 요금제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커피 브랜드 '할리스'와 OTT 시즌이 제휴한 '시즌X할리스 구독' 서비스를 신규 출시했다. 월 요금 9900원이면 할리스 아메리카노 4잔(1만6400원)과 KT의 OTT 서비스 시즌 플레인(월 5500원)을 이용할 수 있다. 정상가 대비 55% 할인된 가격이다.

KT 관계자는 "기존의 구독 서비스가 단일 상품이나 서비스를 단순 할인하는 방식으로 제공돼왔다면, 이번 KT의 시즌X할리스 구독 서비스는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커피 수요를 모두 충족해 더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단 시즌만의 일은 아니다. 이전에는 대개 통신요금 등과 결합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데 그쳤던 OTT 요금제가 이종 산업으로 결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상품과 함께 OTT 콘텐츠를 제공한다.

왓챠는 지난달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와 '왓챠 팝콘'을 출시했다. 팝콘에 왓챠 프리미엄 이용권이 포함된 제품이다. '왓챠 3개월 프리미엄 이용권', '1개월 프리미엄 이용권', '2주 프리미엄 이용권' 등 이용권 3종 가운데 1종이 랜덤으로 들어있다. 모든 구매자에게 이용권을 제공하며, 4만5000개를 한정 판매한다. 왓챠 팝콘의 가격은 2000원에 불과해 1등 상품인 '왓챠 3개월 프리미엄 이용권(월 1만2900)원'을 받게 되면 무려 19배나 이득이다.

CJ ENM의 OTT 티빙은 결합 요금제 출시로 톡톡히 가입자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

티빙은 지난 3월 4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혜택에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이 추가돼 이를 선택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tvN, JTBC, OCN 등 채널의 최신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주문형비디오(VOD)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3000~9000원가량의 별도 금액을 추가로 지불해 베이직·스탠더드·프리미엄 이용권을 결제하면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에 더해 티빙에서 제공하는 영화도 고화질로 즐길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결합 상품 출시는 빠르게 티빙 이용자 확대로 이어졌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2월 289만명에 불과했던 티빙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월 327만명까지 늘었다. 5월에는 334만명을 기록했다.

티빙은 앞서 올해 1월 오는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800만명을 모으겠다고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OTT 앞서 시장 선점 시급…'록 인 효과' 노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OT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국내에 처음 진출한 2016년 당시 4884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지난해 7801억원 규모로 60% 가까이 성장했다. 방통위의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66.3%로 전년도(52.0%) 대비 14.3%포인트 뛰었다.

OTT 경쟁의 핵심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여겨진다. 타사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한 콘텐츠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쩐의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경쟁적으로 거대한 액수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CJ ENM은 향후 5년간 콘텐츠 제작에 5조원을 투자하고, 올해 한 해 동안 8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티빙은 지난 1월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1위이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올 한 해만 약 5500억원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7700억원을 투입했다.

콘텐츠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출범 당시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것에서 크게 증가한 규모다.

KT는 오는 2023년 말까지 콘텐츠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원천 지식재산권(IP)을 1000개 이상 확보하고, 총 100개의 대형 드라마 타이틀을 확보할 계획이다. KT는 올해 1월에는 그룹 내 미디어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콘텐츠 전문 기업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했다.

그러나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당장 성과를 얻기는 어렵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라도 소위 '대박'을 터트린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다.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할 때까지 기다리자니 국내 OTT 시장의 경쟁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1위 사업자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 당장 하반기 중에는 마블과 스타워즈 시리즈 등 막대한 IP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이 임박했다. 이외에도 애플TV플러스,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 글로벌 공룡 OTT들이 한국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토종 OTT 앞에는 막대한 콘텐츠와 자본력을 갖춘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전에 한시바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에 이종 산업과 이색 결합 요금제를 출시하며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다. 활로 찾기 전략이다.

아울러 결합 요금제는 록 인(Lock in·잠금) 효과로 작용하기도 한다. 록 인 효과는 소비자가 특정 서비스를 한 번 구입하기 시작하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기 어려워져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고객 이탈을 막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요금 결합으로 두 가지 서비스를 저렴한 값에 제공해 고객이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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