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지털세' 국제합의…"디지털무역 쟁점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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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1-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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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무역 4대 쟁점 "관세·이전·현지화·지재권"

  • 메가FTA·TISA 등 양자 무역규범 다자화는 숙제

  • 디지털세 범위, 이중과세, 가격 인상 등도 쟁점

  • "디지털동맹 구축해 OECD 논의 공동대응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미디어·콘텐츠 등 분야를 아우르는 '디지털세'의 국제사회 최종합의가 올해 이뤄진다. 이 합의를 토대로 달라지는 각국의 조세제도가 국내 주요 IT·디지털 업종 기업의 수출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세 합의에 따른 '디지털무역' 분야 주요 쟁점 논의에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30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한·중 디지털 무역 동향과 무역규범의 글로벌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전자상거래 협상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세 도입 논의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향후 우리 기업·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손창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연합(EU)간 디지털세 부과를 둘러싼 갈등은 통상마찰로 확대되고 있고, 중국은 데이터보호주의 및 디지털 폐쇄 정책을 확대하며 국익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유사한 이해관계에 있는 나라와 '디지털 동맹'을 구축해 공동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앞서 OECD와 주요20개국(G20)의 '다국적기업의 세원잠식을 통한 조세회피방지대책(BEPS)' 이행을 위한 137개국 회의체 'IF(Inclusive Framework)'가 작년 10월 총회에서 올해 중반까지 디지털세 국제합의를 한다는 중간보고서(OECD Pillar 1·2 Blueprint)를 승인했다. 따라서 이르면 하반기부터 이 국제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각국의 조세제도 개편이 추진될 수 있다.
 
디지털무역 규범 관련 주요 쟁점

보고서는 전자적 전송물에 대한 관세부과, 데이터의 국경 간 이전 자유화, 데이터 현지화와 소스코드 공개, 소프트웨어(SW)·콘텐츠 등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디지털무역 규범 관련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전자전송물 관세부과의 경우 지난 1998년 WTO 각료회의 선언에서 한시적 무관세화가 채택된 후 일몰 연장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그런데 디지털거래가 늘면서 개도국 중심으로 무관세 관행에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의 국경 이전 문제에 대해 미국은 자유로운 이동을 주장하고 EU는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제정을 통해 제3국으로의 개인정보 이전을 위한 '적정성 평가' 통과를 요구하며 대립하고 있다.

데이터 현지화와 소스코드 공개 정책은 데이터를 수집한 국가 안에서만 저장·처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중국·러시아 등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고수하고 있는데, 미국·EU 등 다수 국가는 이걸 반대한다.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는 SW와 콘텐츠를 유통시킨 플랫폼서비스 공급자 책임과 관련된다. 각국이 인터넷을 통해 지식재산권이 침해된 상품의 플랫폼서비스 공급자의 법률적 책임을 다르게 판단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손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WTO, OECD 등 국제 기구를 중심으로 이런 디지털 통상규범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관련국 간 이해 대립으로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시장 개방에 앞장서는 반면, 유럽은 역내 단일시장화는 찬성하나 소극적 대외 개방, 인도 등은 세수 확보를 위해 규제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이에 따라 메가 FTA(CPTPP, RCEP 등), 미국 주도의 FTA 협정(USMCA 등), 그리고 WTO 회원국들 중 일부가 참여하는 복수국간서비스협정(TISA) 등이 대안으로 추진 중인데, 이러한 양자·메가 FTA 차원에서 반영된 전자상거래·디지털무역 규범을 다자 규범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규제를 통한 독자적인 디지털 시장 육성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2019년 디지털 서비스 무역제한 지수(Digital STRI) 순위에서 중국은 G20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해 가장 폐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과 유사한 개방도를 보이며 10위를 기록하였으며, 미국, 호주는 1위로 가장 높은 개방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디지털세 도입 관련 주요 쟁점

손 수석연구원은 국제사회의 디지털세 논의 가운데 과세 대상·범위, 이중과세, 자본 수출입에 따른 이해 대립, 디지털서비스 가격 인상·소비자 전가 가능성 등 4가지를 주요 쟁점으로 짚었다.

과세 대상·범위 문제의 경우 디지털세 도입에 미국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OECD의 조치로 발생했다. OECD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IT기업뿐아니라 글로벌 제조기업의 '소비자대상사업'까지 범위를 확대해 주요 제조업 수출국의 반발을 야기했다. 이 소비자대상사업에는 한국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전사업부나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가전제품, 완성차 등이 포함된다.

이중과세 문제는 WTO의 '비차별원칙'에 따라 내·외국 법인 매출에 공통으로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하면 이미 법인세를 내고 있는 내국법인이 중복과세되는 문제다.

자본 수출입에 따른 이해 대립 문제는 국가간의 조세권한과 관련된 문제다. 일반적으로 조세수입 측면에서 디지털세와 같은 '원천지 과세'는 외국 자본 유입이 많은 신흥국에 유리한 반면, '거주지 과세'의 경우 다국적기업의 본사 소재지인 선진국의 재정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디지털서비스 가격 인상·소비자 전가 가능성은 과세 집행 차원에서 대두된 문제다. 디지털서비스세는 해외 기업에 '관세'로, 국내 기업에 '소비세'같은 특성을 지니는 간접세로 부과된다. 이는 결국 제공 기업의 서비스 가격 인상을 통한 소비자 전가를 우려하게 한다. 애플은 실제로 작년 9월 일부 국가의 세제 변화에 따라 앱스토어 개발자의 수익금 분배율을 조정(감축)한다고 공지하면서, 개발자들에게 앱의 가격을 변경(인상)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올해 중반 디지털세 최종합의 예고돼

이번 보고서는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에 디지털세 전담 조직이 구성돼 있어, 우리 정부도 디지털세 부과 가이드라인 확정 이후 각국 시행 논의에 우리 정부도 대비가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와 이해관계가 유사한 국가들과 디지털 동맹을 구축해 OECD 디지털세 논의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근 기획재정부에 '신국제조세규범과'라는 디지털세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기획재정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지난 2019년 말부터 팀으로 운영되던 부서가 정식 '과'로 신설돼 향후 디지털세 최종합의와 국내 도입을 위한 세제 검토 관련 사무를 맡을 예정이다.

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에 글로벌 경쟁력에 비해 비중이 낮은 디지털서비스 수출비중 확대 전략과 디지털분야 사후규제·네거티브규제 확대 정책이 필요하고, 향후 글로벌 디지털 통상규범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입장을 반영한 양자·다자 차원 디지털 통상 규범 마련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또 "중국 기업은 자국내의 안정적인 전자상거래, 동영상 플랫폼 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또한, 빅데이터·AI·5G·클라우드 등 기술을 디지털 무역 플랫폼에 접목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어 우리 기업이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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