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신사업 가속화…자체브랜드·OTT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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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2-1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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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PLB, 4명 각자 대표 체제로 PB 사업 속도

  • OTT 서비스 '쿠팡 플레이', 배급사와 잇단 계약

​쿠팡의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 만들기' 목표 달성이 멀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창업주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는 당장의 손익 개선보다 물류·페이·멤버십을 묶어 소비자들이 '쿠팡 없이는 못 사는 삶'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취해 왔다. 올해 중고차, 핀테크, 입점업체 풀필먼트, 3자 물류까지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확대한 이유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CPLB(Coupang Private Label Business)' 사업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본격화했다. 쿠팡의 인재채용 사이트에는 매일 끊임없이 새로운 채용 공고가 올라오는데, 두 분야에 대한 인재 채용이 두드러진다. 

15일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쿠팡은 CPLB에 두 명의 대표이사를 추가로 영입했다. 출범 5개월 만에 대표이사가 4명으로 늘었다. CPLB는 지난 7월 기존 쿠팡 PL사업부를 법인으로 분할 독립시킨 쿠팡 자회사다. 200개 이상의 국내 중소업체와 협력해 자체 브랜드 상품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이번에 영입한 인사는 인사노무(HR)관리 피셔 피터 제임스(Fishser Peter James) 대표이사와 화장품 및 화학제품 전담 허찬우 대표이사다. 피셔 신임 대표는 LG전자 HR 출신이며, 허 신임 대표는 아모레퍼시픽에 몸담았다가 화장품 자체 연구소를 꾸려온 화장품 분야 전문가다. 

지난달에는 식품안전 부문을 책임질 박정복 대표이사를 뽑았다. 허 대표는 18년 동안 CJ제일제당을 다니다가, 국내 1위 방역업체 세스코에서 식품안전연구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CPLB 출범 시 선임된 미넷 벨린건 스톤만(Minette Bellingan Stoneman) 부사장은 아마존과 테스코 등에서 글로벌 시장 전역을 대상으로 PB사업을 펼쳤던 경험을 갖고 있다.

부문별 전문가를 중심으로 각자 대표 체제 진용을 갖추고 PB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CPLB는 강력한 유통망과 쿠팡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대기업들이 이미 이름을 떨친 제품을 벤치마크해 더 싼값에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제조한 제품을 매입해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데, 제품 하자에 대한 책임은 쿠팡이 진다. 일종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이기 때문에 각 사업 분야의 규정 점검 및 안전 책임자를 선임한 셈이다.

CPLB는 쿠팡 흑자전환의 핵심 키로 꼽힌다. PB(자사 상표) 상품은 유통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상품 매입가를 낮출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PB상품의 마진율은 일반 상품보다 10%포인트가량 높기도 하다.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쿠팡은 PB상품을 많이 판매할수록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쿠팡이 상품평, 구매패턴 등을 분석해 식품브랜드 '곰곰', 생활용품·문구·리빙·스포츠 브랜드 '코멧' 등 돈이 되는 제품을 위주로 PB상품 가짓수를 대폭 늘리는 이유다.

쿠팡이 집중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OTT 서비스다. 최근 '쿠팡 플레이(Coupang Play)'로 서비스명을 확정했으며, 곧 시범테스트에 나선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국내 진출을 공식화하자 사업 속도가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서비스 업체인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인수하며 OTT 진출을 예고한 쿠팡은 그동안 쿠팡 플레이에서 제공할 콘텐츠 수급을 위해 배급사들과 계약을 맺어왔다. 지상파 3사 및 계열사들은 물론 디지털 콘텐츠 배급을 하는 KT 자회사 KTH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스포츠 중계권, 교육 콘텐츠 등을 위해 관련 업체와도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계속되는 적자에도 쿠팡이 OTT 서비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멤버십 서비스를 통한 고객 유입을 노리기 위해서다. 쿠팡의 지난달 기준 월이용자수(MAU)는 2054만여명(모바일인덱스)이다. 타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지난 11일 투안 팸 쿠팡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온라인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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