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번째 수출 허가...업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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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임애신 기자
입력 2019-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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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포토레지스트(PR·감광액)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덤덤한 분위기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가 유지되는 한 개별 품목의 수출 허가는 큰 틀에서 큰 영항이 없다는 판단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로부터 최근 주문 받은 자국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의 수출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달여 만인 이달 초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처음 허가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정부 "긍정적이지만 기업들 불확실성은 여전"

정부는 일본이 재차 수출을 허가한 데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일본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추가 대책 마련 등을 논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일본이 3대 규제 품목 가운데 하나인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두번째로 허가한 사안에 대해서도 부처별 의견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연합뉴스]

회의에 참석한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19일 늦게 알려진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수출 허가 결정 사안에 대해서 일부 논의가 진행됐다"면서도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R&D(연구개발) 예비타당성사업 면제 여부가 마무리되고 있으며 이달 말께 R&D 종합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금융 지원책을 시행해나갈 것이며 아직은 직접 피해가 발생해 정부에 접수한 기업은 없다"면서도 "피해 기업이 발생할 시 만반의 지원 준비를 해놓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일본의 두번째 수출 품목 승인과 관련, "일본이 우리나라와의 경색 관계를 풀기 위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인지 통상적인 정책 판단을 내린 것인지는 아직은 불분명하다"면서도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역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연 자리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서는 조속한 원상회복을 촉구하는 동시에 일본의 조치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입을 수 있는 당장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또 "한국 산업생태계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선, 세제·재정지원 방안들을 촘촘하고 꾸준하게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3개 품목 개별 허가 조치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조속히 철회돼야 일본의 입장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포토레지스트 수출 승인에도) 공급의 불확실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본 결정에 일희일비 안해"··· 거래처 다변화·개발 진행

업계에서는 이번 일본의 수출 허가에 대해 '속도 조절' 혹은 '유화 제스처'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소재 수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극자외선(EUV) 공정에 사용된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달리 군사 전용 우려가 없어 수출 규제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명분쌓기용 카드로 포토레지스트 수출 허가를 내밀었다는 분석이 있다.

 

삼성전자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 수출이 추가로 허가됐다는 것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포토레지스트는 위험성이 낮아서 규제 명분이 없었던 소재"라며 "애초에 일본이 정치적인 목적에서 포토레지스트의 수출을 규제했다가 선심 쓰듯이 풀어주는 용도로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기존 방침대로 거래선 다변화 등 일본 의존도 낮추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지속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차질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수출이 허가된 포토레지스트는 약 6개월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허가를 받아 수입한 3개월치를 합해 총 9개월치를 확보하게 됐다.

내년부터는 일부 소재 부문에서 국내 업체가 일본 업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일본 의존도가 80~100% 분야에서 일부 소재와 장비에 대해 한국 업체가 일본 공급을 처음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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