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산 외국인 70% 조세회피처에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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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9-04-1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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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조세회피처에 둥지를 튼 헤지펀드가 우리 주식시장에서 '치고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세회피처로 분류하는 나라에 국적을 둔 외국인은 올해 들어 3월까지 코스피·코스닥에서 3조3790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5조667억원) 가운데 70%에 가까운 액수다.

OECD는 소득세나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세율을 15% 이하로 적용하면 조세회피처로 본다. 조세회피처별로는 케이맨제도가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 가운데 23.8%(1조2690억원)를 차지했다. 이어 버진아일랜드 19.4%(1조320억원), 룩셈부르크 15.3%(8140억원), 버뮤다가 4.9%(2640억원) 순으로 비중이 컸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런 자금 대다수를 헤지펀드로 추정했다. 물론 이런 매수세 덕에 코스피와 코스닥도 같은 기간 각각 5%와 8%가량 올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잦은 '단타'로 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라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원화 약세까지 이어지는 마당이라 자금유출 시기가 더 당겨질 수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8년까지 4년 동안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외국인 주식거래 행태를 분석했다. 환율이 1100원 이상 1150원 미만일 때 외국인 자금은 19조8000억원가량 들어왔다. 반대로 1150원 이상 1200원 미만일 때에는 6조1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원·달러 환율은 요즘 1140원을 넘나들고 있다. 외국인 투자심리를 떨어뜨릴 수준까지 바짝 다가선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 기관투자자가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도 중국 비중을 늘리기로 해 우리에게는 불리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돌아섰고, 미·중 무역협상도 진전돼 원화를 강세로 돌려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미국(약 43%)"이라며 "헤지펀드 자금이 갑자기 빠지더라도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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