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일자리‧혁신성장…이번에도 겉핥기 정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현상철 기자
입력 2018-07-18 11: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경제정책 시행착오 과정…급한 불 끄고 중장기대책 마련해야”

  • “혁신성장‧규제개혁 아직 미흡…부처칸막이 없애고 산업체질 개선 나서야”

(왼쪽부터)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권혁 부산대 교수,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사진 = 각 기관]


정부가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고민의 흔적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처참한 성적표를 거둔 상반기 고용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접근보다 단기적인 재정지원 정책만 내놨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장기 대책은 당장 우리경제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를 우선 해결한 이후, 내년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기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투자가 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없다”며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을 보면 정부가 하반기 경기가 어렵다고 인식을 공유한 것인데, 이번 정책을 보면 사실상 경제 활성화 정책이 아니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필요하지만, 경제를 키우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올해 하반기 분위기는 상당히 좋지 않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일부 꺾였고, 설비‧건설투자도 상당히 둔화됐다. 통상‧유가‧환율 등 대외여건도 불안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일시적이고 재정적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막연하게 일자리가 비어 있으니 취업하라, 취업하면 지원한다는 식의 정책은 일자리의 지속가능성과 체질을 고민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은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취업을 못하는 게 아니라 ‘질’을 따지기 때문에 미스매치가 많아 안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산업체질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이면서 일자리 토대 체질을 바꾸는 고용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모색해야 한다. 일시적인 재정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 학장은 “현재 상황에서 일자리 정책은 ‘창출’이 필요한데 ‘지원’에만 맞춰졌다”며 “이마저도 고용상황이 엎질러진 후에 실업급여를 올려주고, 최저임금을 올려놓고 보조금을 주는 등 모두 사후약방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과거와 다른 방향성을 가진 정책이 추진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대책을 서둘러 내놓는 게 경제에 긍정적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지난해 정부 출범 이후 정책추진에 대한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그렇다고 급하게 무엇을 만들어서 정책을 ‘많이’ 내는 건 사실 좋지 않다. 지금은 보완대책이 주를 이루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하반기에는 중장기정책 마련에 무게를 싣는 것보다 직면한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책방향에 맞는)중·장기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이 섞여 있어야 한다. 그럼 내년 상반기 중에는 중·장기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혁신성장은 부처 칸막이를 없애고, 산업 체질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권 교수는 “혁신성장의 본래 의미는 시장과 산업의 체질개선”이라며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기업의 생산성과 산업구조 변화가 병행돼야 얻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혁신성장은 모든 부처와 연관돼 있어 한두 부처가 끌고 갈 수 없다”며 “시장과의 대화가 중요하지만, 이 대화가 부처 채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게 가능해지면 정책 수정도 가능해지고, 시장변화도 반영하는 정책대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홍 팀장은 “애로가 있다면 건의할 때 풀어준다는 식으로, 일부 문제 있는 부분만 임시방편으로 해결해 주면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전체 시스템에 골고루 적용되도록 제도를 바꿔야지, 개별 투자 애로를 해결해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홍 팀장은 “이번 정책 발표 이후 구체적인 규제개혁 내용은 세법개정안과 각 부처에서 추가적으로 보완‧보충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신산업 등의 분야가 얼마나 개선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