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백기 든 '할리', 미국이 흔들"...세계의 반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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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6-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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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환구시보 "美 보호무역의 부작용, 트럼프 타격 입을 것"

  • 美 무역공격에 상당수 국가 맞대응, 미국만 '승자' 될 수 없다

 '2018 서울모터사이클쇼'에 등장한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사진= 유대길 기자 dbeorlf123@]

미국 대표 고급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이 유럽의 보복관세에 백기를 들자 중국 관영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미국이 흔들리고 있다"며 "중국, EU는 물론 세계 각국이 무역전쟁에 거세게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의 결정은 무역전쟁의 '1대 다수' 국면이 시작됐음을 의미하며 이에 미국은 현실을 인지하고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7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할리를 예로 들며 '우리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해왔지만 이번 할리의 결정으로 다소 창피한 상황이 됐다"고 비난했다.

할리의 반응이 마치 백악관이 우리를 지켜준다고 했으나 오히려 피해를 입었다고 말한 것과 같은 '코믹한' 상황이라고 일침하고 이는 미국 사회와 정치적으로 파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할리는 25일(현지시간) 장기적인 비용부담을 고려해 EU 수출 제품의 생산기지를 미국 밖으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은 할리의 거대 시장으로 보복관세 부담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했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할리가 처음으로 백기를 드는 미국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경험하지 못했던 세금을 내게 될 것이다" 등 이례적으로 수차례 분노와 협박의 메시지를 날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EU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할리의 이번 결정은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당연한 부작용"이라고 밝혔다. 할리의 생산기지 이전이 미국 경제에 큰 상처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번 결정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트럼프 무역정책에 대한 '불만족 후기'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또, 무역전쟁이 가시화되면서 미국의 위협에 세계가 굴복하지 않으며 미국만의 '승리'는 있을 수 없고 (미국도 타격을 입고) 세계무역체제가 붕괴될 수 있음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EU,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의 주요 무역파트너국이 관세공격 등에 굴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위협이 통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가 '반(反)미동맹'까지 구축한 것은 아니나 각자 강하게 저항하면서 미국에 대항하는 흐름은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할리의 결정 자체보다는 이로 인한 파장이 커져 미국 사회 불안감을 키우고 정치적 변화가 일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26일 외신을 인용해 미국의 공격에 세계가 힘을 모으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물론 최근 인도, 터키, 캐나다 등이 미국을 향해 보복관세를 부과한 사실을 소개하고 독일 언론의 표현을 인용해 "세계가 반(反)트럼프 무역전쟁 연맹을 형성하는 분위기로 트럼프가 세계 각국의 분노를 유발해 이들 국가가 함께 트럼프의 공격에 대항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유엔의 경고를 인용해 "세계 주요 경제체 간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세계화 추진의 과정에 새로운 좌절을 안겨줄 것"이라고 꼬집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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