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아침 브리핑]네임드가 된 이름 '정현'의 비밀 10가지

25일 아침입니다.

다음은 2030세대가 알아두면 좋을 소식입니다.

테니스에 관심이 없다면,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정현(22·세계 58위·한국체대) 선수의 이름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돼버린 그의 이름을 모를 수 없습니다.

24일 정현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97위)을 3-0으로 이기고 4강에 올랐습니다. 한국인 첫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의 순간이었습니다.

그가 코트에서 리턴샷을 할 때면 나이, 성별 관계없이 대한민국이 들썩였고 유창한 영어 실력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오늘 아침브리핑은 '정현'에 대한 시시콜콜한 사실만 다뤄볼 작정입니다.

1. 프로필
 

정현이 24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미국 테니스 샌드그렌를 꺽고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전에 진출한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현은 1996년 5월 19일에 태어났습니다. 오른손잡이이며, 188cm와 80kg이라는 좋은 신체조건을 가졌습니다.

2. 그의 별명은 아이스맨과 거물 킬러 그리고 교수다
 

[사진=giphy]

정현의 침착한 플레이는 큰 장점입니다. 특히 젊은 선수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장점이죠. 지난 2017년 넥스트 제너레이션 투어 파이널에서 다른 젊은 선수들이 침착함을 잃고 경기를 망치는 것과 반대로 정현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해 무패 우승으로 초대 챔피언이 됐습니다. 이 모습을 본 현지 언론은 그에게 '아이스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2018년에는 새로운 별명이 추가됐습니다. 바로 거물 킬러입니다. 이번 호주오픈 대회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 등 순위권 강자를 이기며 거물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정현은 간혹 '교수'로 불립니다. 테니스 선수로는 드물게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3. 그가 안경을 쓴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진=giphy]

정현은 상당히 심한 약시와 고도근시가 있습니다. 약시는 교정시력이 0.7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을 칭하고 근시는 멀리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지 못하는 시력을 말하는데 고도근시는 정도의 차이가 심한 경우를 말합니다. 정현에게 안경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4. 안민석 의원은 정현에게 큰 도움을 줬다?
 

[사진=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 페이스북]

안민석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현과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습니다. 2013년 대한테니스협회 이사로 활동했던 안 의원은 정현을 처음 봤습니다. 어린 정현의 플레이에 감탄하면서 안경을 쓴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습니다.
 

안 의원은 "(정현이) 동네 안경원에서 난시라고 해서 난시 안경을 끼고 있다고 했어요. 저는 난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어 서울대병원 안과 전문의를 주선하여 정밀검사를 받게 한 결과 정현이는 고도근시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안 의원은 내친김에 정현을 위한 특수안경을 만들어줬습니다. 그에게 큰 도움을 준 게 분명해 보이죠?

5. 정현은 공부할 운명이었다.
 

사진은 2011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오렌지보울 국제주니어 테니스대회 남자 16세부 단식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정현[사진=연합뉴스]

정현의 아버지는 실업 테니스 선수였다가 은퇴 후 테니스 지도자 생활을 했습니다. 정현의 형인 정홍 선수도 자연스럽게 테니스 선수가 됐습니다. 하지만, 차남만큼은 공부했으면 하는 게 정현 부모님에 바램이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정현의 눈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병원에서 책을 읽는 것은 눈에 큰 부담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색을 자주 보는 게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알려줬습니다.

테니스는 테니스 코트부터 공까지 모두 녹색 계열 채워진 스포츠입니다. 부모님은 정현이 테니스를 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정현은 물 만난 고기처럼 재미있게 테니스를 시작했습니다. 테니스 선수에서 약점이 되는 눈 상태가 오히려 테니스 선수로 만들어 준 계기가 됐다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6. 늪테니스의 교과서 정현
 

[사진=giphy]

테니스 코트에서 정현은 기본적인 베이스라이너 스타일을 구사합니다. 베이스라이너는 경기 중 베이스라인 근처에 머물러있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서브 후에 네트 근처로 나가지 않고 강력한 백핸드로 코트 깊숙이 공을 밀어 상대를 공략합니다. 여기에 강력한 체력과 차가운 멘탈(아이스맨 별명답게)로 경기 스타일을 완성합니다. 상대 실수를 기다리며 압박하는 모습이 늪과 같아서 늪테니스 스타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정현은 지난 노박 조코비치와 경기를 끝낸 후 "조코비치는 어릴 때 내 아이돌이었다. 그를 따라 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말은 사실입니다. 젊은 시절 노박 조코비치도 베이스라이너였기 때문입니다.

7. 정현은 외교관급 영어 실력을 갖췄다?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4강에 진출해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58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현의 테니스 실력만큼 영어 실력도 큰 관심을 불러왔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유창한 영어 인터뷰는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정현의 인터뷰 화술이 거의 외교관급"이라고 평했습니다. 정현은 영어 배우기와 테니스 훈련 중 어떤 게 어렵냐는 질문에 "영어랑 테니스 50대 50인 것 같다. 둘 다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유창한 영어 실력은 무엇일까요? 정현은 "시카고 사는 데이비드 정이라는 친구로부터 영어 배우고 있다. 인터뷰하는 법도 배운다.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라며 "데이비드가 나에게 숙제를 내주고 미국 드라마를 보라고 얘기해준다. 그래서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와 ‘모던 패밀리’를 본다"고 밝혔습니다. 아무래도 영어 학습 광고를 찍지 않을까 하고 기자는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8. 벌써부터 정현키즈가 생길 조짐이 보인다

정현이 입은 반팔티(한국은 강추위를 기록 중인데...)와 테니스용품 주문이 증가했습니다. 온라인 오픈마켓인 G마켓은 22~23일 테니스용품이 전년 동일 대비 9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정현이 경기 때 입은 반팔티를 찾는 소비자 문의가 폭주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저희 아주경제 ''호주오픈 신화' 정현, 패션 아이템에 소비자문의 폭주'기사를 확인해주세요.)

정현키즈를 꿈꾸며 테니스용품을 사는 테니스 꿈나무들이 많겠죠? 테니스용품 업체들은 지금 물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도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일 나이 많은 정현’s Kids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습니다.

9. 정현은 세계 랭킹 2위와 경기한다
 

우승컵을 든 로저 페더러[사진=giphy]

정현은 로저 페더러(세계 2위·스위스)와 26일 4강전 경기를 펼칩니다. 1981년생인 로저 페더러는 현시대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2017년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브랜드가치가 높은 운동선수입니다. 이미 4강까지 올라온 정현의 활약은 대단하지만, 로저 페더러를 이긴다면 대단한 일이 펼쳐지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10. 7억5000만원 드리겠습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24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과의 준준결승에서 2세트도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강 진출을 확정한 정현은 88만 호주달러(7억5000만원)을 받을 예정입니다. 만약 준우승한다면 200만 호주달러(17억원) 우승을 하면 400만 호주달러(34억원)를 받습니다. 정현이 경기를 끝날때 마다 우승상금 금액과 세계 랭킹이 바뀌었습니다. 만약 정현이 우승을 차지하면 세계 랭킹 10위 이내에 오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럼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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