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어중문학부 학생들이 본 한·중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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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7-12-0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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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명여대 '한·중 관계 회고와 전망' 학술 콘퍼런스

  • “한국, 中에 너무 의존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가 주관하고 중어중문학부 학술문화학회가 주최한 ‘2017년도 중어중문학부 가을축제 학술 콘퍼런스’가 ‘한·중 관계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한상은 라운지에서 열렸다. [사진=정혜인 기자]


중어중문학부생들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이해 과거 한·중 관계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가 주관하고 중어중문학부 학술문화학회가 주최한 ‘2017년도 중어중문학부 가을축제 학술 콘퍼런스’가 지난 2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한상은 라운지에서 열렸다. 학술문화학회는 중국의 문화를 공부하고 체험하는 학회로 중어중문학부생에게 중국을 한층 더 이해하는 것을 돕고 있다.

이날 학술 콘퍼런스에서는 지난달 23일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5개팀이 외교·경제·문화 등 분야별 한·중 관계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본선 진출 팀은 각각 ‘인식을 바꿔라 중국이 보인다’, ‘한중의 오작교, 뷰티교류’, ‘사드로 보는 한·중 관계와 정책 제시’, ‘과거의 중류(中流), 현재의 한류(韓流)’, ‘한중 주류 산업의 전망’ 등 현재 한·중 관계의 주요 이슈를 분석했다.

특히 ‘행카결의(行咖結義)’ 팀이 내놓은 ‘한빛길 정책’이 눈길을 끌었다. 

삼국지의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모티브 삼은 이들은 함께 힘을 합쳐 각자의 능력을 꽃피워 중국에 대한 지식을 발산하고 원하는 결과를 성취하자는 취지로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또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지금보다 더 주체성을 갖는 외교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한국 스스로 빛을 밝혀 세상을 이끄는 길’이란 뜻의 ‘한빛길 정책’을 제시하며 대상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행카결의팀의 김경아 학생은 “한빛길의 목적은 사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국가와의 관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더 주체성을 갖는 외교를 한다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피해를 극대화시켰다고 지적하며, 이를 막고자 제3세계 투자를 새롭게 시작해 중국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본 것이다.

한빛길 정책은 각각 ‘대중(對中) 정책’과 ‘전 세계적 정책’ 두 가지로 분류됐다.

대중 정책에는 △한·중 간 기술협력 △한·중 청년 공론의 장, 한빛광장 마련 등이 포함됐고, 전 세계적 정책은 △한국 중심의 제3국과의 연합 동맹 형성 △한국 문화 및 언어 홍보를 위한 ‘세종학당’ 활성화 △신(新) 남방정책 강화 등이다.

이 가운데 신남방 정책은 △경제계·문화계·학생 등의 교류 확대 △상호보완적 경제구조 확립 △아세안 지역 안보 대화 강화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신뢰감을 쌓는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이외 필리핀, 미얀마와 같은 다른 아세안 국가에도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필리핀과는 지적재산권 공유 및 협력과 함께 한국 컨설팅을 제공해 현지 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며 친화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근 한국 통계청은 '아세안+1' 형태 협력체제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아세안+1' 고위급 회의 참석을 발판삼아 필리핀·베트남·브루나이와 고위급 회의를 열고 아세안 개별국과의 양자 협력도 함께 모색하기도 했다.

지리적 조건이 좋고, 저렴한 인건비, 풍부한 노동력·자원을 갖춘 미얀마와는 경제적으로 서로 유익·협력할 수 있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과 미얀마는 양국을 연결하는 ‘경제회랑’을 건설하기로 합의하며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1일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은 ‘중국 공산당과 대화’에 공식 초청을 받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로 만나 양국 관계 강화 및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한상은 라운지에서 열린 ‘2017년 중어중문학부 가을축제 학술 콘퍼런스’에서 대상을 수상한 ‘행카결의(行咖結義)’팀. [사진=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학술문화학회 제공]


행카결의팀 외에 ‘란써샹구(藍色香菇·파란버섯)’팀은 한·중 문화교류 방향성에 대한 변화와 전망을 분석해 금상을 수상했다.

란써샹구팀은 “중국 내 한류가 불안정해진 상황과 최근 중국의 위상을 보면 향후 중국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는 ‘중류’가 형성될 수도 있다”며 미래의 한·중 교류 변화를 점쳤다.

은상을 수상한 ‘술애(愛)꼬치’팀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혼술 트렌드’가 양국의 주류 산업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지 분석하고, 한국 기업의 중국 주류 시장 진출 전략과 트렌드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한·중 관계의 오작교 역할을 한 뷰티교류를 다룬 ‘한·중 함께 예뻐지조’ 팀은 동상을 받았고, 한국인이 가진 중국에 대한 편견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한·중 관계의 발전을 모색한 ‘오지(悟知)’팀은 장려상을 수상했다.

오지팀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한국과 중국은 함께 할 것이다. ‘공존(共存)’할 중국을 편협한 관점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고 꼬집으며 중국에 대한 인식제고 필요성을 당부했다.

차미경 중어중문학부 학부장은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모든 중문인들이 중국 전문가로서의 잠재력을 다시 확인하고 더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며 “폭넓은 고민과 토론을 통해 명실상부한 중국 전문가로서 자질과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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