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포커스] 면세점 空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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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7-11-2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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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 묵묵히 공약 실천 ‘남달라’

석유선 생활경제부 차장 [사진=아주경제 DB]


지난해 이맘 때 면세점업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였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3장(대기업 부문)을 두고 롯데면세점과 신라, 신세계, HDC신라, 현대백화점이 사활을 걸고 입찰전에 돌입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시 각 면세점은 저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사회공헌·문화사업 확대와 중소기업과의 상생 공약을 앞다퉈 내세우며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마음을 훔치려 애썼다. 심사 결과 특허권 3장은 롯데(잠실 롯데월드타워), 신세계(반포 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삼성동 코엑스) 품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당시 호언장담했던 공약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야말로 헛된 약속처럼 공약(空約)에 그치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당초 올해 12월 예정이던 개장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을 이유로 1년 추가 연기 허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당초 공언했던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상생 사업 등은 아예 시동도 걸지 못한 상태다. 당초 현대백화점은 코엑스 일대를 무대로 한 ‘강남돌 테마파크’와 ‘한류스타 슈퍼 콘서트(가칭)’를 예고했다. 또 강남구청과 연계해 ‘헬리콥터 나이트 시티 투어’, ‘유람선 한강 투어’ 등도 공언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신세계면세점도 서초·강남 지역 관광 인프라 조성에 3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롯데면세점은 공약 실천에 진전이 있다. 한번 특허를 상실해 월드타워점을 어렵사리 재오픈한 터라, 상생에 특히 힘썼다. 면세점 내 국내 중소기업 제품 및 지역 특산품 브랜드 매장과 한국전통문화관, 특산품관 신설이 대표적이다. 또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공언한 기부금 2억원을 송파구청에 기탁, 지역관광 활성화를 돕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입찰에서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대표이사 양창훈·김청환)의 묵묵한 공약 실천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HDC신라는 2015년 7월 입찰 당시 용산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한때 ‘IT성지’였던 용산 전자상가의 부흥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2015년부터 3년째 ‘용산 드래곤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지역 경제 부흥에 힘쓰고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국내 우수 농식품의 수출 활성화와 해외판로 확대를 위한 상생협력 차원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와 MOU를 맺고 7층 상생협력관에 ‘aT센터 한국농식품관’도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푸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 농식품의 수출도 돕겠다는 취지다.

특히 문화공약을 차분히 실천하고 있다. 지난 7월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 리뉴얼 오픈을 기점으로 아이파크몰의 쇼핑몰 전체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여기다 아이파크몰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총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6만4000㎡ 면적 규모에 대한 대대적인 증축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쇼핑-관광-레저-여가 시설이 대폭 확충되면, HDC신라가 당초 공언했던 용산역 기점의 ‘복합문화상권’ 지도가 완성될 예정이다.

HDC신라는 올해 사드 보복에도 불구, 실적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1862억원의 매출과 24억17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 1월 첫 흑자를 이룬 후 3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3분기 누계로는 4777억원의 매출과 36억17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을 통한 ‘착한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HDC신라의 묵묵한 행보를 다른 면세점들도 본받았으면 싶다. 사드 보복이 끝나고 면세점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오는 데다 제주공항면세점과 코엑스면세점 입찰을 앞둔 때라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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