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암초 만난 대우건설, 매각 순항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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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1-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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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Q 영업이익 컨센서스 하회…해외건설 신규수주 감소도 우려 요인

  • 무조건 매각 입장 산은 측 "인수자 물색에 총력 기울일 것"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대우건설 본사 건물에 걸린 대우건설 및 산업은행 간판 전경. [사진=김충범 기자]


갈 길 바쁜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올해 3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데다, 주가도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해서다.

7일 산업은행은 PEF(사모투자펀드) 'KDB밸류제6호'를 통해 확보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13일까지 예비입찰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내년 3~4월 무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매매계약 체결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달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동걸 회장의 강력한 매각 의지가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80억원, 영업이익 1138억원, 당기순이익 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4%, 7.0%, 31.1% 증가하는 등 표면적으로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영업이익이 3분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2000억원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 빅배스를 통해 732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2211억원, 2분기 2458억원으로 2분기 연속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3분기에는 카타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1450억원, 모로코 사피 발전소 230억원 등의 대규모 손실반영이 이뤄지며 예상치에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카타르의 경우 지난 6월 예상치 못한 단교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사기간이 지연되고 자재비가 올랐다.

해외건설 신규수주가 감소세를 보이는 점도 우려 요소다. 대우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의 해외수주실적은 2415억원으로 1조4937억원의 일감을 따냈던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4% 감소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의 리스크가 크다보니 매각을 앞둔 기업 입장에서는 원활한 매각 절차를 위해 해외수주 비중을 낮추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건설 주가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만한 외부 변수 역시 해외수주다. 대우건설의 강점으로 꼽혔던 해외건설 비중이 낮아질 경우 해외 기업으로부터의 인수 관심도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건설사들보다는 외국계 업체들이 대우건설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이미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의 경우 정부 관계자 및 국부펀드 실무진까지 방안해 대우건설로부터 브리핑을 받았고, 세계 굴지의 에너지업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도 올 가을 지분 50.75%에 대해 인수를 검토 중에 있는 상태다.

이밖에 사우디 대형 건설사인 '빈라덴 그룹', 중국 건설회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등도 인수 협상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 주가는 이달 1일 7000원선을 넘었으나 실적 발표일인 2일 6000원대에 진입한 이후 매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대우건설의 주가(종가 기준)는 6500원으로 이를 반등시킬 만한 요인이 절실한 시점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우디 아람코, 말레이 페트로나스 등이 대우건설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이들 기업이 대우건설 및 건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신뢰도도 높은 단계다. 물론 본입찰에 참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우건설의 실적 및 주가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내년 봄 안에 매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아직 매각을 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본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수 대상자를 차분히 검토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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