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감독의 인생, 극장] ‘원스 어폰 어 아메리카’ 취향을 만들어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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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09-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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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이 자신의 '인생 영화'로 꼽은 작품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다.[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영화의 힘은 세다. 한 편의 영화는 누군가에게 좌표이자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이유, 저마다의 감성이 담긴 한 편의 영화. ‘인생, 극장’은 감독들이 꼽은 인생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감독들에게 지침이 된 혹은 그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영화는 무엇일까? 영화 ‘신세계’, ‘브이아이피’의 박훈정 감독에게 물었다.

“제 인생 영화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에요. 취향을 만들어준 영화라고 할까요? 초등학생일 때 ‘주말의 명화’를 통해 봤는데, 졸지도 않고 끝까지 쭉 봤죠. 내내 ‘아,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대공황과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뉴욕 빈민가 출신 유대인 갱스터들의 우정과 사랑, 욕망과 비극을 담고 있다. 1920년대 초, 1930년대 그리고 1968년이라는 세 시기의 플래시백과 플래시포워드를 통해 미국이라는 풍경을 고찰했다.

박훈정 감독이 '인생 영화'로 꼽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한 장면[사진=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스틸컷]

1921년, 좀도둑질을 일삼던 누들스는 맥스를 비롯한 친구들과 함께 밀수품 운반 일을 하며 돈을 벌어들인다. 누들스 무리에 위협을 느낀 벅시는 누들스의 친구를 죽이고, 이에 분노한 누들스는 벅시를 살해한 후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1932년, 출소한 누들스는 어린 시절 첫사랑 데보라와 밀주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맥스를 다시 만나지만, 금주법 철폐로 그들의 밀주 사업도 위기를 맞는다. 맥스는 누들스에게 연방준비은행을 털 것을 제안하지만 누들스는 거절한다.

1968년, 베일리 재단 파티에 초대 받은 누들스는 재단 창립 기념 사진 속에서 데보라를 발견하고 그녀를 찾아가 자신을 초대한 베일리 장관에 대해 묻지만 그를 찾지 말라며 경고한다. 그녀의 만류에도 누들스는 마침내 의문의 베일리 장관과 마주하게 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4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으로 레오네 감독의 영화 중 가장 길고 나른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느릿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시대적 세부와 구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대사보다는 이미지의 힘을 강조한다.

“어린 마음에 ‘우리나라에는 왜 저런 시대가 없었을까?’하는 철 없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아요. 내내 감탄하면서 봤죠. 그냥 전부 멋지더라고요. 영화 러닝타임도 되게 긴데 끝까지 눈도 못 떼고 봤어요. 제니퍼 코넬리와 로버트 드니로, 알파치노가 어찌나 근사하고 연기도 잘 하던지. 어린 나이인데도 ‘정말 잘 한다’고 했었어요. 음악부터 미장센(화면구성), 그림 같은 것들이 정말 좋았죠. 제게 취향을 만들어준 첫 번째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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