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폐 공포...개미들 줄초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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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09-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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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곳 퇴출, 위기 몰린 기업도 20곳

주식투자자 이정현(가명)씨는 1년 전쯤 코스닥에 상장한 썬코어 주식을 샀다. 그는 언론 보도를 보고 당시 6000원대였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계속 떨어졌다. 몇 달 뒤 중동 최대 부호인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왕자가 썬코어를 사들인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주가는 살아나지 않았다.

끝내 주가는 1000원대까지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래도 정지됐다. 이정현씨는 "거금을 투자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그래도 적지 않은 돈이라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고 말했다. 요즘 그는 아예 없는 주식이라 생각하면서 체념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코스닥에서는 상장폐지 공포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미 6개 종목이 시장에서 퇴출됐다. 다른 10여개 종목도 거래정지 상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엔씨글로벌과 엔에스브이, 우전, 비엔씨컴퍼니, 신양오라컴, 에스에스컴텍 6곳이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기업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스팩 제외)됐다.

이에 비해 코스피에서 퇴출된 종목은 보루네오 한 곳뿐이다. 그만큼 코스닥 종목이 상대적으로 위험 요소를 많이 안고 있다는 얘기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기업만 올해 들어 20여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썬코어와 에임하이, 위노바, 리젠, 완리, 와이오엠, 세미콘라이트, 제이스테판, 알파홀딩스, 디에스티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이른바 전문가로 불리는 증권맨도 코스닥 종목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한 증권사 지점 직원은 "투자한 종목 가운데 하나가 최근 거래정지되는 바람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과한 욕심이 화근"이라고 말했다. 해당종목 주가는 거래정지되기 며칠 전만 해도 두 자릿수 강세를 이어갔었다. 

일부 상장사 소액주주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소액주주 30여명은 모임을 결성해 주가 하락과 부실 경영에 대한 대응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때 2000원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400원대 동전주 신세가 됐다. 코스피에서는 태양금속 소액주주가 다른 상장사 피해자와 연대해 '전국상장법인소액주주연합행동연대'를 만들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투자도 철저하게 기업가치 위주로 해야 한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이 급등한다고 추격매수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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