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인사, 국감 무서워 계속 미루나…잇단 인사 참사여파 연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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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09-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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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석ㆍ만료에도 업무중 기관 30곳 육박

[김효곤 기자]

2017년 국정감사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공공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계속 업무를 보는 공공기관이 30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 '부실 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국감 때문에 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감 이전에 서둘러 지명했다가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 논란이 나오면 국감 때 된서리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첫 국감이 곧 시작될 예정이지만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첫 국감인 만큼 야당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국감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관장이 없는 상황에서 국감을 치르는 것은 피감기관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처지에 놓인 공공기관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공공기관 수는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35개, 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등 준정부기관 89개, 기타공공기관 208개 등 총 332개다.

이 중 공공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가스공사와 가스안전공사, 동서발전 등 23곳에 달한다.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자가 없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도 한국전력기술, 한국조폐공사 등 5곳이다.

이날 그간 공석이던 수출입은행장에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내정됐지만, KIC는 수장 없이 국감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최근 채용비위가 적발된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의 경우, 주무 부처에서 해임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관장이 없는 공공기관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기관장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는 탄핵정국이 급작스러운 대선정국으로 이어지면서 문재인 정부 내각 인사도 4개월여에 걸쳐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이 낙마하면서 인사에 대한 신중론이 대두됐다.

오는 11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인사와 관련해 초대 내각 진용 완성은커녕 잇단 '인사 참사'로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내각 구성에 잡음이 심했던 것에 비춰 공공기관장 인사는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감이 시작돼도 이들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본격적인 공공기관장 인사가 국감이 끝난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감 이전에 지명했다가 '낙하산인사', '대선 캠프 보은인사' 논란이 일면 국감에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누구보다 비판한 만큼, 야당에서 송곳 검증을 펼칠 것이 자명하다. 정밀인사를 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특성상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업무가 많은 만큼, 공공기관장 인사를 서둘러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학계 관계자는 "졸속인사도 문제지만 너무 정밀하게 인사를 챙기다 보면 인선이 늦어져 공공기관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된다"며 "기관장 인사 지연은 직원의 근무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 있고, 공적 업무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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