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가계부채 경고등… "과도한 빚으로 소비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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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7-08-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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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4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표=한국은행 제공]

태국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향후 몇 년 간 국가 경제의 한 축이 내수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태국 정부는 가계 빚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태국 중앙은행 "가계부채, 경제 성장에 심각한 영향 계속"

30일 태국 영자매체인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마티 수파퐁세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최근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는 있지만 향후 몇 년 간 경제 성장에 있어서 심각한 영향이 계속될 것이다"며 "앞으로 민간 소비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태국 중앙은행 자료를 보면 태국의 가계부채 규모는 올해 3월 현재 11조5000억 바트(약 389조1600억원)로 2010년 말 6조4100억 바트(약 216조9100억원)보다 80%나 급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 81.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파퐁세 부총재는 "높은 가계 대출은 나라의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매력과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내수 경기의 회복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여전히 우리의 고민거리로 남아있다"면서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가계부채는 특히 저소득층을 소득과 금리 충격에 취약한 상황으로 밀어 넣음으로써 소비를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거 태국의 민간 소비는 보통 매년 4~5%씩 성장한데 반해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높은 가계부채의 영향으로 2~3%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수파퐁세 부총재는 "지난 1~2년 동안 가계 소득 일부가 가계 빚을 갚는데 쓰였기 때문에 소비 증가율이 2~3%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태국 정부,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 대책 고심

상황이 이렇자 태국 정부는 가계부채 급증세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내달부터 신용카드와 개인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국 중앙은행은 기존 월 소득의 5배 수준이었던 신용카드 한도액을 소득별로 차등해 제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카드 신청자가 월 소득 3만 바트(100만원) 미만이면 월 소득의 1.5배, 3만 바트~5만 바트(170만원) 미만은 월 소득의 3배, 5만 바트 이상은 월수입의 5배로 각각 한도를 적용한다.

이와 함께 태국 중앙은행은 이자율에 대한 새 법안도 시행한다. 기존과 신규 구분없이 신용카드 상한금리를 연 20%에서 연 18%로 낮춘다.

또 개인 대출 한도액은 다음달 1일 이후 신청자를 대상으로 월 소득 3만 바트 미만이면 1회 월평균 소득의 1.5배, 3만 바트 이상이면 5배를 적용한다. 개인 한도액은 지금까지 월수입의 5배였다. 다만 이같은 한도액은 자동차대출, 주택대출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아시아 외환위기 20년: 동남아 외환위기 경험국들의 경제 안정화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 주택 관련 가계부채 억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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