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금줄 옥죄기에 나선 미국… 아세안국가 대북제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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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08-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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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태국은 북한 기업을 압박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규탄하지만 유엔 규정 임무 외 추가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태국,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북한 기업을 폐쇄하고 북한인에 대한 비자 규정도 강화시키라고 독촉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북한 자금줄 옥죄기에 나서면서 아세안 국가들이 대북 제재 수위를 어느정도 올릴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북한에 대한 추가 조치에 대해 "유엔이 결의를 통해 규정한 임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쁘라윳 총리는 최근 렉스 틸러스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 6~8일 북한의 외화 조달을 막기 위해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틸러슨 장관은 쁘라윳 총리와 쁘라뭇위나이 외무장관을 만나 북한의 돈줄 차단을 독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이 태국에서 활동하는 북한기업을 폐쇄하도록 태국 정부를 독려하고 있으며 북한인에 대한 비자 규정 강화와 대북 관계 축소 등도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태국 정부는 유엔이 북한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 정부 대변인은 "태국은 북한을 겨냥한 유엔안보리 제재 강황에 순응하고 있으며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한 지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태국 정부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기업과 개인에 대한 금융계좌 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태국에서 영업 중인 북한 기업을 단속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묻는 질문에 쁘라윳 총리는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우리는 적절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유엔 결의를 지지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전했다. 또한 "핵무기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국제적인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져야 하며 정부는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유엔 결의에 포함되지 않는 대북 조처를 취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한다. 수라짯 밤렁쑥 쭐라롱껀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은 태국을 대북 동맹에 끌어들여 반북 연대를 강화하길 원한다"면서도 "태국은 지정학적으로 북한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서로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쁘라윳 총리를 만난 후 다음날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와 회담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 근로자의 주요 파견국이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후 말레이시아와 북한과 관계는 악화됐다. 탈러슨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축소시키려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됐다.

아세안 국가들은 북한에 대해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규탄하고 대북 압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지난 5일 만장일치로 북한 정권에 사일과 핵무기 시험을 중단해 전쟁으로 치닫는 행위를 멈추라고 요구했었다. 아세안 언론들은 이러한 행보가 북한에 대해 맞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콕포스트는 아세안이 북한 정권의 불법 행위에 목소리를 높인 점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 이자 '중대한 행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의 대북 압박 움직임을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잘못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수디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정치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고 관련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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