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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이웃을 찾아가고 이웃이 참여하는 동주민센터

최수연 기자입력 : 2017-07-16 14:47수정 : 2017-07-16 15:42
장숙랑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장숙랑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교수


동주민센터에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 지역주민과 격의 없고 활발한 소통을 하는 우리동네 주무관이 전화를 받았다. 그날 주민이 전화를 하신 이유는 본인의 민원 때문이 아니라 이웃을 걱정해서다. 이웃집에 가족 없이 혼자 사시는 분이 계신데, 생활상태나 건강상태가 모두 안 좋아보이셔서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사인 복지플래너는 옆자리 방문간호사와 사전 회의를 간단히 하고, 동행방문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사회복지사-간호사가 함께 주민이 알려준 집으로 찾아 갔다. 서울의 동주민센터 풍경이다.

서울시는 2015년 7월 1일부터 기존 동주민센터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로 전환해 복지·보건의 통합적 원스톱 서비스를 어르신, 임산부 및 영유아, 빈곤위기 가구에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내 민간자원을 활용한 지역공동체 조성 사업도 하고 있다. 동주민센터에 사회복지사와 방문간호사, 마을전문가를 배치해 행정·주민·복지·여성·건강이 협업하는 구조를 갖췄다. 2015년 7월, 1단계로 80개동이 시작했고, 2016년 2단계에는 203개동이 추가로 시행하였으며, 2017년 7월부터는 3단계 59개동이 새로 시작했다. 이제 서울시의 342개동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종종 엘리베이터나 집앞에서 이웃주민을 마주치면, 과연 내가 어려울 때 이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답은 부정적이다. 평소 인사를 하고 지내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만약 도움을 요청한다면 아는 범위 내에서 도와드릴 의향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잘 몰라서 지나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민·관 협력을 통해서 마을공동체를 강화하고 주민들이 서로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알게 한다.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주민을 찾아가는 복지·건강 통합서비스는 지역의 사회보장을 증진한다. 공동체 강화와 사회보장성 강화, 이 두 가지는 서로 톱니처럼 맞물려 간다.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가 집에 도착해 보니 이미 어르신이 쓰러져 있었다. 간호사는 서둘러 의식상태와 전신상태를 점검하고 증상을 문진했다. 2009년에 뇌출혈, 우측편 마비가 있는 장기요양 수급자였다. 요양보호사에게 연락해 그동안의 의료 이용과 치료경과를 확인했다. 2009년 뇌출혈 치료 이후 후속 치료나 검진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2차성 뇌출혈을 의심한 방문간호사는 종합병원으로 긴급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즉시 시립병원 지역사회연계팀에 연락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의뢰하고 응급실을 통해 입원수속을 진행해 긴급 수술을 받도록 도왔다.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어르신을 위해 방문간호사와 복지플래너는 지역자원들을 적시에 최대한 동원하여 건강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가난하고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주민에게 동주민센터가 찾아와 들여다봐주고 신속하고 적절한 도움을 주었을 때, 주변 이웃들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웃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고 참여의식도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사람의 미담사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는 이웃 전체와 마을 전체에 공명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공동체의 결속 정도가 낮다고, OECD 38개국 중 37위의 최하위 수준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복잡하고 다양하며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이웃의 어려움을 감지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자신감이 없거나 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사람과 마을이 만나 의제를 만들어 실행하고, 공공과 민간 자원이 협치를 이루도록 한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현대사회의 환경과 여건 아래 주민 참여와 민·관 협력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가 2017년 7월, 3단계로 성공적인 진입을 이룬 것을 축하한다.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모형으로 발전되길 바라며, 건강한 복지공동체 실현을 위한 표준 모형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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