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40년 만에 영구 정지…한수원, 19일 기념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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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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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자정 영구정지되는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 [사진 = 아주경제DB]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오는 18일 밤 12시 영구정지된다. 원전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지난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 40년간 대한민국 산업화를 뒷받침한 고리 1호기의 폐쇄는 문재인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한수원에 따르면,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건설된 고리 1호기는 1977년 6월 18일 원자로에 불을 붙인 이후 1978년 4월 29일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에도 못 미치던 시절, 고리 1호기의 총공사비는 3억 달러에 달했다. 막대한 사업비로 인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무모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우리 정부는 영국과 미국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사를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가 산업국가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전력수요가 급증, 이를 고리 1호기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고리 1호기가 40년 동안 생산한 누적 발전량은 1억5358만㎿h에 달한다. 고리 1호기는 지난 2007년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인 30년이 만료됐으나 10년간 수명 연장이 결정된 바 있다.

연장 수명 만료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수명을 추가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안전성 등을 검토한 결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수원이 제출한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고 지난 9일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안을 의결했다.

한수원은 오는 18일 밤 12시 고리 1호기의 가동을 멈추고 핵연료를 냉각한 뒤 안전성 검사를 거쳐 5년 뒤인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구정지부터 해체까지의 작업은 모두 4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영구정지 직후 원자로 안에 들어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저장조로 전량 옮겨져 보관된다.

이 사이에 해체종합설계, 방사능 오염 현황 조사 등 해체 전 특성평가, 주민공청회와 해체 승인 신청이 이뤄진다.

2022년 해체가 승인되면 비(非) 방사성 구역 철거가 먼저 진행된다.

이어 방사성 계통과 건물, 기타 설비가 철거된다. 방사능 측정결과 검증과 평가도 함께 시행된다.

마지막으로 고리 1호기 부지 복원과 최종 부지 상태 조사, 해체 완료 보고가 끝나면 해체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국 산업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리 1호기의 해체는 건설-운영-해체-폐기물 관리라는 원전 전 주기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며 "안전한 원전 해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신정부의 원전 정책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탈원전, 석탄화력 축소 등을 담은 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을 내세운 바 있다.

2012년 설계수명을 다한 월성1호기가 두 번째 영구정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경주시 주민은 원안위와 한수원을 상대로 계속운전 허가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재판부가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월성 1호기는 당장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월성1호기를 포함해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총 12기다.

특히 현재 건설 중인 원전에 대한 중단 계획 등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착공을 시작했거나 계획 중인 원전은 신고리 4호기 등 공정률 90% 이상인 원전을 포함해 총 11기다.

착공 전인 신한울 3·4호기 등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고리 5·6호기는 이미 공정률이 27.6%에 달하고 1조5242억원이 투입돼 건설 중단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신고리 5·6호기의 신규건설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자력계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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