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푸틴, 北핵문제 공조키로…시리아문제 등 견해차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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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0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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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화학무기 사용시 즉각 대응…시리아, 민주주의로 이행해야"
푸틴 "서방의 러시아 제재 사태해결 도움 안돼…佛 대선 개입한 적도 없다"
北 핵·미사일 문제도 언급…"상황 악화하지 않도록 공동해법 모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시리아 내전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담판을 벌였다.

두 사람이 북한 핵 문제와 대(對)테러 공조강화, 체첸공화국의 동성애자 탄압 문제 등 의견일치를 본 부분도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문제와 시리아 정권의 성격 규정 등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들에선 기존의 주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첫 만남을 마무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프랑스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마크롱은 이날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 궁에서 푸틴과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누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든 간에 그런 사실이 확인되면 프랑스는 즉각 대응에 나서겠다"면서 화학무기 사용이 마지노선이라고 언급했다.

'즉각 대응'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공습 등 무력대응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은 또 시리아 정부가 민주주의로 이행해야 한다면서 실패한 국가가 되도록 내버려둘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크롱과 푸틴은 시리아 문제를 비롯해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테러세력에 대항해 프랑스와 러시아의 협력 강화를 실무 차원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양국은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동의 해법을 찾기로 합의했다.

푸틴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같은 위험하고 복잡한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상황이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공동의 해결방안을 찾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을 비호해온 러시아의 푸틴은 그러나 마크롱과 인식 차를 드러냈다.

그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에 대처하려면 정부를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면서 알아사드 정권의 배후를 자처해온 기존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 내 체첸공화국의 동성애자 탄압 사건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마크롱은 "체첸의 성적소수자 문제와 관련, 푸틴 대통령이 자치정부의 조치와 관련한 진상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면서 앞으로도 러시아의 인권 문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성애자 남성에게 구타와 전기고문을 자행한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의 게이 수용소 존재가 알려지면서 전 세계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두 정상은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푸틴은 대선 레이스 도중 러시아를 방문한 마린 르펜 전 국민전선(FN) 대표와 장시간 면담을 한 일에 대해 "그쪽에서 요청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프랑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의 승리를 예견하는 여론조사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면서 러시아는 프랑스 대선에 개입하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캠프 홈페이지 해킹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푸틴의 면전에서 러시아의 국영언론 러시아투데이와 스푸트니크가 대선에서 자신에 반대하는 선전 기관같이 행동했다고 비판하고, 두 언론사가 가짜 뉴스를 전파했기 때문에 캠프 출입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도 푸틴은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갈등 해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경제를 제한하는 조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자회담('노르망디 형식회담')의 틀 내에서 하루빨리 대화를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등 서방과 러시아가 갈등해온 대표적인 난제 중 하나로, 프랑스와 독일 등 EU는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대(對)러시아 제재를 단행해 이 제재를 지금까지 확대·연장해 왔다. 현 제재는 오는 9월까지 연장된 상태다. 이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가 유럽 농산물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로 맞서면서 프랑스 농가도 타격을 입었다.

이날 정상회담은 강한 유럽연합(EU) 건설을 공언해온 마크롱과 EU의 동진(東進)을 견제해온 푸틴이 처음으로 직접 대면한 자리로 둘 간의 의견충돌이 예상됐었다.

마크롱은 이번 회담에 대해 "의견이 충돌한 지점도 있었지만 솔직하게 대화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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