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 휘청, 자웨팅 러스왕 CEO서 물러나...사업절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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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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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 13년만 러스왕 CEO 내줘, "러에코 주인 쑨훙빈이냐" 의혹도

  • 러에코 7개 분야 중 스마트폰, 콘텐츠, 스포츠, 자동차 '적신호'

자웨팅 러에코 창업자가 지난 21일 비디오 사업부 러스왕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렸던 러에코(LeEco)의 창업자가 최근 직면한 자금난과 위기를 이유로 비디오·영상 사업부 러스왕(樂視網)의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무리한 사업 확장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본업에 충실하라는 투자자의 요구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러에코가 지난 21일 설명회를 열고 자웨팅(賈躍亭) 러에코 창업자가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이자 동영상 사업 전담사인 러스왕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로써 31세에 러스왕을 창업해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키워냈던 자웨팅이 13년 만에 핵심 경영진에서 물러나게 됐다. 량쥔(梁軍) 현 러스왕 사장이 차기 CEO로 임명될 예정이다.

러에코 회장직은 유지하지만 일부 언론은 최근 자금난으로 부동산개발업체 룽촹(融創)중국에게서 자금 수혈을 받은 러에코의 '성(姓)'이 더 이상 '자'가 아니라 '쑨(孫)'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발언권이 커진 룽촹의 쑨훙빈(孫宏斌) 회장이 러에코의 실질적 주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정 보도의 배경에는 자 회장의 입지 축소가 있다. 룽촹의 투자로 지난해 말 217억9200만 위안(약 3조5600억원)에 달했던 러에코의 부채는 올 1분기 말 187억8600만 위안으로 줄었다.

하지만 자 회장의 최대주주의 위치는 아슬아슬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 회장의 총 보유 지분은 총 6억8300만주로 이중 89.9%에 달하는 6억1400만주를 저당 잡혔다. 올 1분기 자 회장의 보유 지분은 5억1200만주로 크게 줄었고 저당 비중은 97.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 회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해 8~9월 즈음부터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러스왕은 고속성장 단계를 지나 성숙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면서 "이사회를 중심으로 적임자를 배치에 업무, 경영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사업 분야가 늘고 규모가 커지면서 여러가지 직책을 맡아왔고 힘이 부족함을 느껴왔다"고 덧붙였다. 

러에코가 쑨훙빈 회장의 영향권 아래 놓였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자 회장은 "쑨 회장이 러에코에 특별히 투자한 것이 아니라 러에코의 경쟁력을 보고 상장사에 투자한 것"라고 밝혔다.

또, "룽촹의 투자는 러에코에 큰 도움이 됐고 최근 경영이나 기업구조, 전략 등 다방면에서 쑨 회장이 유용한 조언을 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러에코의 대주주이자 좋은 친구로 러에코의 발전 방향과 최근 추세 등을 함께 논의한다"고 덧붙였다.

러에코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자 회장은 최근 러에코의 생태계는 △ 스마트폰 △ 콘텐츠 △ 디스플레이 △ 스포츠 △ 자동차 △ 인터넷금융 △ 클라우드 서비스 등 7개로 나뉘는데 이 중 스마트폰과 콘텐츠, 스포츠, 자동차 사업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라고 말했다.

올 1월 러에코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21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42.4% 급감했다. 판매량 감소폭은 46.1%로 더 컸다.

당초 러에코는 자동차제조업체 패러데이퓨처와 손을 잡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생산공장을 새울 계획이었지만 현재 공장 건설도 중단된 상태다. 패러데이퓨처의 공장 건설 협력업체인 미국 아에콤(AECOM)은 지난 3월 "공사대금 2100만 달러를 받지 못해 현지 공장 건설을 이미 중단했다"고 밝혔다.

야심차게 뛰어든 온라인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러스스포츠가 직원의 50% 이상을 해고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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