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부채감축 계획 '엉터리'

외주노동자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부채 감축계획은 잘못된 전망에 근거해 수립된 계획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엉터리 계획을 바탕으로 외주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 희생이 강요된 부분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5일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가 발간한 ‘인천국제공항공사 경영현황과 부채감축계획 비판’ 내용을 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부채감축계획을 통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8038억원의 부채 감축을 밝혔다. 이 중 1000억원가량은 위탁용역비 감축을 통해 절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이미 1조197억원의 부채가 줄어드는 등 부채 감축계획의 목표를 2년 만에 초과 달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동자연구소 측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예측한 △매출액 △당기순이익 △부채 등 주요 경영지표는 모두 잘못된 것이며 이를 근거로 작성된 부채감축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사진=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제공]

노동자연구소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지난해 9월 2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2020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를 들었다.

보고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부채는 2017년 4조3000억원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해 2020년 3조1000억원대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부채비율도 2016년 54%에서 2020년 30%까지 감소,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8981억원에서 1조2056억원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건전성과 관련해 매우 낙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4년 발표한 부채감축계획안에서 3차 공항건설사업의 여파로 2017년 부채가 5조2329억원에서 6조367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가 하면 2016년 당기순이익도 6456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 같은 잘못된 전망에 따른 3차 공항건설사업으로 경영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새로 건설 중인 제2여객터미널을 비롯해 전반적인 공항 운영을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채우는 것은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외면하는 것으로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과도한 희생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제시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금이라도 모든 외주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할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주노동자 인건비는 외주용역업체가 받는 금액의 71%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이마저 제때 지급되지 않는 등 과도한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인천공항공사가 4조9000억원에 달하는 3단계 공항 건설공사를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년간 인천국제공항공사 배당금 6528억원을 가져간 정부도 외주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며 적절한 지원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노동자운동연구소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의 외주화로 인한 비용손실은 2015년 한 해 77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비용절감을 통한 부채감축목표액의 81%에 해당하는 규모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외주화 정책을 중단하고 직접고용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외주노동자 노동조건의 상승은 물론 낭비되는 비용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