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전국서 반부패 시위..대표 야권 지도자 나발니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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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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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민들이 반부패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 전역에서 펼쳐진 이번 시위는 수년 래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에서 정권의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대표적인 반정부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포함해 수백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2만~3만 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가두행진을 벌이며 부패 청산을 요구했다.

모스크바에서는 경찰 추산 약 7000~8000명의 시위대가 모였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약 4000여명이 집결했다. 이번 시위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1~12년 부정선거 항의 시위 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외신들은 예상을 뛰어넘은 이번 대규모 시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재임이 예상되는 내년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정권의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번 시위는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로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나발니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를 고발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영상을 통해 나발니는 메드베데프 총리가 실체가 불투명한 비영리 기관을 통해 국내외에 대규모 부지, 저택, 요트 등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지자들에게 시위를 촉구했다.

나발니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1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에서는 수십 대의 경찰차가 동원되어 시위대의 행진을 가로막았고 일부 경찰들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경찰봉을 휘둘렀다. 또한 경찰은 나발니를 포함한 수백 명의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경찰은 모스크바에서 약 500여명의 연행했다고 발표했지만 한 민간단체는 933명이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푸틴 없는 러시아!”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고 일부는 “탄핵!”을 외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메드베데프 총리가 오리를 위해 집을 지어줬다는 고발 내용을 풍자하기 위해 고무 오리 인형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한편 대부분의 러시아 관영 매체는 이번 시위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고 타스 통신 등 일부 매체는 시위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면서 불법 시위대에 의해 경찰 한 명이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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