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한국인도 못 알아듣는 제주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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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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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민화보사]


인민화보 왕위안타오(王元濤) 기자 =한국에서 여러 사람이 나와 이야기하는 토크쇼 프로그램을 볼 때 가장 기대하는 것은 금발에 푸른 눈의 외국인 유학생이 유창한 사투리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시청각 충격이 강력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든다. 나는 한국인 친구에게 만약 미국인이 부산에서 유학하면 한국 표준어를 배우지 않냐고 물어봤다. 친구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하며 수업하는 한국어 선생님이 사투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그럴 것 같았다. 일본인이 사랑하는 탁구 요정 후쿠하라 아이(福原愛)도 랴오닝(遼寧)팀과 여러 해 동안 훈련하면서 동북 사투리를 구사해 웃음을 자아내지 않았던가?
한국은 면적은 작지만 사투리는 많다. 한반도 전체를 보면 사투리 지역은 보통 6개로 나뉜다. 중국의 ‘성(省)’에 해당하는 ‘도(道)’가 기준선이 된다. 그 가운데 함경도와 평안도는 38선 이북에 있어 북방 사투리지역에 속한다. 남방의 중부 사투리는 서울이 중심이고 지금은 한국 표준어가 됐다. 그 밖에 경상도와 전라도, 제주도가 있다.
중국에 있는 한국 친구 말이 경상도 말은 말투가 직접적이고 거칠며 중국의 동북 사투리와 비슷하다고 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암흑가나 건달이 나오면 그들이 높낮이가 있는 경상도 사투리를 많이 쓴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것은 편견이 조금 작용한 것이지만 경상도 사람들이 항의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경상도는 정치인을 많이 배출한 지역이다.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등 대통령 6명이 경상도 출신이다.
이에 비해 전라도 사투리는 비교적 부드럽고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리듬감이 있다. 이것을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전라도 광주는 독재정치에 반대한 민중 항쟁이 발생해 정말 피를 흘렸던 곳인데 그들의 말은 강하지 않다. 아마도 이것은 ‘외유내강’의 집단적인 성격을 보여준 것이리라.
제주도는 다른 부류다. 한국인에게 제주도 말은 유일하게 못 알아 듣는 사투리다. 제주도 사투리는 과거 조선어의 단어와 음을 보존하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어에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언어라고 주장하는 언어학자도 있을 정도다.
한반도 남부의 한국만 본다면 충청도와 강원도도 자신의 사투리가 있다. 한국 친구는 강원도 사투리는 목에서 낭랑한 소리가 울린다고 소개했다. 이것은 강원도가 전형적인 산간 지역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충청도 사투리의 가장 큰 특징은 느리고 온건하며 느긋한 것이다. 그 이유는 조선시대에 귀족과 관리가 충청도에 많이 살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느리게 말했다. 그 이유는 첫째 양반 신분을 드러내기 위해서고, 둘째 ‘말이 많으면 실수가 생긴다’며 화근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기 때문이라 한다.
필자의 친구 왕궈화(王國華)가 재미있는 문제를 낸 적이 있다. 사람들은 생각할 때 표준어로 할까 아니면 사투리로 할까? 이 문제는 중국에서는 성립되지만 한국에서는 반드시 성립되지는 않는다. 한국어는 사투리와 표준어를 주로 억양으로 구분하고 뜻이 전혀 다른 단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 사람이 전라도 사투리를 전혀 못 알아듣는 상황은 거의 없다. 게다가 한국어는 표음문자이기 때문에 생각을 할 때 사투리와 표준어는 거의 차이가 없다.
중국은 다르다. 보통 북방 사람은 광둥(廣東)의 광둥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과거 진시황이 문자를 통일하지 않았다면 광둥어는 자체적인 표음부호를 창조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전혀 다른 종류의 언어가 됐을 것이다. 때문에 광둥어로 생각하는 것은 표준어로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를 가능성이 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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