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인 시대 본격 개막 ‘기대半 우려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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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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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 세번째)이 새해 첫 행보로 자사의 구미공장을 방문해 폴리에스터원사 공정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제공]


아주경제 유진희·류태웅 기자 = 재계가 ‘3세 오너 경영인 시대’를 본격화 하는 것은 신사업과 체질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변화상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재계는 현재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대, 미국의 금리인상, 내수 경기 저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이러한 안갯속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에 익숙한 기존 세대가 아닌, 새로운 사고와 추진력을 가진 젊은 세대들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

3세 오너들은 선대 회장 아래에서 적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그룹을 이끌어가는 노하우를 익혀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 능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3세 경영인들이 의욕만 앞세울 경우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세 경영인들, 체질 변화와 신사업 박차 약속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효성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3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체질 변화와 신사업의 박차를 가할 것을 약속했다.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은 이날 서울 본사에서 갖은 취임식에서 “효성그룹이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신시장 및 신규 고객 확보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효성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를 위해 현장에서 진두지휘해왔다. 일례로 자신이 직접 ‘C(차이나) 프로젝트팀’을 꾸려 중국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베트남 생산기지도 구축해 효성의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신임 사장도 지난 11일 취임사를 통해 “수많은 선배들의 땀과 열정으로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해온 대한항공이 이제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항공사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할 때”라며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안전과 서비스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에서 고객의 요구 변화를 읽어내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3세 경영 체제를 갖춘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신세계그룹 등도 혁신과 변화의 모범을 보여 왔다. 3세 경영인의 맏형 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인수·합병(M&A),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삼성의 혁신을 꾀해왔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9조4000여억원에 사들인 것은 최고의 ‘한 수’였다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와 기아자동차의 ‘K시리즈’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디자인 전략을 적절히 구사해 현대·기아차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으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유통 노하우의 집약체인 복합체류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등을 성공리에 론칭해 3세 오너 경영인들의 저력을 입증했다.

◆“위기 극복해 실력으로 보여줘야”
이처럼 3세 경영인들이 재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최근 ‘최순실 사태’ 등으로 대기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3세 경영인이 ‘작은 실수’라도 할 경우 큰 비난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수 특별수사팀은 16일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 반기업 정서 여론과 맞물리면서 혐의 입증 여부와 달리 사태에 휘말리기만 하면 비난을 받는 현 상황은 3세 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는 데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3세 경영인은 창업주나 2대 경영인과 달리 큰 도전을 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며 “이 같은 약점은 향후 위기에 봉착했을 때 한계점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 전반이 위기라고 할 만큼 대내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며 “3세 경영인들이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향후 리더십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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