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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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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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그로쓰힐자산운용을 이끄는 김태홍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초창기 멤버이며 세계적인 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을 거친 베테랑 운용역이다.

템플턴에서 있을 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꿈은 ‘아시아지역 헤드’였지만 국제 금융위기 두 번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먼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함께 일했던 박건영 대표가 브레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우리나라는 기업과 주가가 지극히 저평가됐던 상황”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자기 사업을 시작한 박건영 대표를 따라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스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에 암운이 드리우자 그 스스로도 독립을 결심했다. 어려울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한 셈이다. 그럼에도 스스로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물론 잘나가는 운용사들을 뒤로 하고 새로운 운용사를 만든 것이 오직 자신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급성장하는 회사들에 있으면서 펀드 수익률이 정점을 찍은 이후에 들어오는 고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잘나가는 펀드에 계속해서 손님들이 들어오는 것은 선순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처음 인기 펀드에 투자했던 20~30% 고객들은 큰 돈을 만지지만 그 뒤는 아니다. 경제뿐 아니라 특정 상품에도 사이클이 있고 정점에 이르면 하락세를 걷기 때문이다. 운용사나 증권사는 그 타이밍에 펀드를 그만 팔아야 하지만 대개 이런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김 대표는 고점에서 멈출줄 아는 운용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운용사에 있으면 지수 고점을 알 수 있고, 지수 과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서 “주가순자산배율(PBR) 기준으로 1.2배, 물가 기준 4%를 찍으면 헤지를 해서 목표수익률을 확 낮춘다”고 자신의 운용 철학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영역에 도전을 한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사실 주변에서는 ‘니가 어떻게 알아’, ‘고점에서도 돈의 흐름으로 더 갈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2년~3년 길게 보면 내가 이긴다. 붐버스터(Boom Buster) 사이클을 조금이라도 헤지해서 멈추자’라는 신념으로 버텼다.

그로쓰힐자산운용의 방침은 분명하다. 바로 '우리 자금을 투자할 만한 곳에 고객 자금도 투자하자’다. 최근에는 메자닌 펀드를 집중적으로 운용하려 했지만 좋은 매물이 없어 포기했다. 김 대표는 한마디로 “굳이 그렇게 해서까지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수익률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로쓰힐자산운용은 10월 말 기준 1년 평균 수익률이 5.27%로 코스피 대비 6%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아직 갈길이 멀다”면서 “주식으로 5% 이상만 수익을 봐도 인정을 해주지만, 증시가 최근 4년 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만큼 아직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고 자신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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