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칸의 소리로 듣는 400년의 시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3-23 07:1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일본 전통 악기 노칸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24일 오후 8시 풍류사랑방의 ‘목요풍류’ 무대에서 일본 노칸(能管) 연주자 후지타 로쿠로뵤우에의 렉처 콘서트를 진행한다.

노칸은 가면을 쓰고 공연하는 일본의 전통예술 노가쿠(能楽)에서 사용되는 악기이다. 우리나라를 경유해서 일본에 전해진 횡적(橫笛)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14세기 경 노가쿠의 관악기로 자리 잡았다.

노칸은 피리 내부의 한 부분에 또 다른 피리 관을 넣어 만든 독특한 구조로 ‘무음(無音)’을 연주하는 악기로도 불려 현대인에게 익숙한 소리를 거부하며 선율로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지 않는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하는 노칸은 ‘만자이라쿠(萬歳楽)’라는 노칸으로 ‘후지타류(藤田流)’에서 430년 전부터 사용해 온 것이다. 후지타류에서는 노칸을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전통이 있다. 노칸 가문의 긴 세월이 만자이라쿠라는 노칸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날 연주자인 후지타 로쿠로뵤우에는 노칸 연주의 3대 류파 중 후지타류의 11대 계승자로, 일본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보유자이다.

후지타류(藤田流)의 연주자들은 궁중과 막부의 장군들 앞에서 노칸(能管)을 연주해 왔다.

후지타 로쿠로뵤우에는 이 날 노가쿠와 노칸에 대한 해설을 연주와 겸하여 들려준다. 연주할 악곡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에는 천하태평과 국토안온(國土安穩), 오곡풍요(五穀豊饒)를 기원하는 곡 ‘노(能) 오키나翁(おきな)의 스즈노단(鈴之段)’을 비롯해 노가쿠의 역사보다 더 오래된 노래 ‘갓코(羯鼓)’, 노가쿠에서 추는 춤의 하나인 ‘죠노마이(序之舞)’, 우리나라의 사자춤과 비교되는 ‘시시(獅子)’ 등이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가야금 연주자 문경아씨와 함께 아리랑을 연주해 양국의 전통음악을 비교해 듣는 순서도 마련했다.

아울러 EBS 이사장을 역임하고 라디오 진행과 성우의 길을 평생 걸어온 방송인 김세원 씨가 연주자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번 공연의 사회를 맡아 편안하면서도 품격 있는 분위기로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