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맥주 판매 '논란'…어린이·가족 고객의 걱정스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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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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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맥도날드가 일반 매장에서 맥주를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 업계와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6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오는 22일 오픈하는 경기 판교점에서 아시아 최초로 맥주를 판매한다. 판교테크노밸리에 들어서는 이 매장은 고급 수제 버거를 파는 시그니처 전용 매장으로, 100석 규모의 직영점이다.

맥도날드가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주류 판매를 결심한 것은 최근 버맥(햄버거+맥주)이 인기를 끌면서다.

하지만 주류 판매가 전 매장으로 확산될 경우, 어린 자녀들과 함께 매장에 방문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판교맘인 홍씨(39)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 자녀 둘, 남편과 함께 맥도날드에 가는데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 교육상 안 좋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 단위의 방문이 끊기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해피밀 세트의 매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세트 메뉴는 일반 햄버거 세트에 유명 캐릭터의 피규어 장난감을 증정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맥도날드는 미국을 비롯해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매장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1971년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 매장에서 처음으로 맥주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와인도 판매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 주류 판매를 도입하지 않았던 건 어린이는 물론 초·중·고 학생들끼리도 자주 방문하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맥주를 파는 것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아서다. 

롯데리아의 경우에도 본사 차원에서 주류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대리점을 모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맥도날드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매장 97%가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주류를 판매하려면 일반음식점으로 변환해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교점의 경우 원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고깃집을 인수해 복잡한 절차 없이 맥주 판매가 가능하다.

또 판교점 주변에는 카카오를 비롯해 안랩, 한글과컴퓨터, 엔씨소프트 연구개발(R&D) 센터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대규모 R&D 센터가 들어서 주요 고객층이 인근 벤처 기업 직장인들로 10대를 포함한 가족 단위 고객은 거의 없어 맥주 판매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미성년자의 주류 구매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절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맥도날드 측은 "세트 메뉴를 구매할 경우에만 음료를 맥주로 한 잔씩만 바꿔 주문할 수 있으며 신분증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다"면서 "미성년자를 동반하면 판매를 제재하는 등 미성년자가 주류 접근을 할 수 없게 제도적인 장치를 많이 해놨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맥도날드가 패스트푸드점 주류 판매의 도화선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버거킹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메뉴 개발에 적극 반영하는 만큼, 최근 버맥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매장 내 주류 판매가 향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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