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몽키하우스, 미군 위안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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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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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몽키하우스(낙검자 수용소)의 실체가 방송을 통해 드러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몽키하우스는 박정희 정부 시절 주한 미군을 상대로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의 성병을 치료하던 곳으로 밝혀졌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당시 정부의 지원 아래 달러를 벌어들이며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미군 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냈다.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때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국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아베 총리에게 해결 방안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회담이 끝난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위안부 문제는 이미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끝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듯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 - 몽키하우스' 방송을 통해 우리 정부가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에게 '미군 위안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앞으로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셈이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며 후안무치한 일본 정부로부터 보상은커녕 사과 한 마디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초래할 것이며
오히려 적반하장 식의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편 
7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한 번 갇히면 스스로는 나올 수 없다던 '몽키하우스와 비밀의 방'에 대해 심도 있게 파헤쳤다.

일명 '몽키하우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쇠창살에 매달린 감금 여성들이 속칭 동물원에 갇힌 원숭이와 같다고 해서 당시 사람들에 의해 불렸다고 했다.

지금은 낡고 허름한 형태로 앙상한 건물 뼈대만 남아있는 몽키하우스는 주로 경기도 일대에 위치했다. 제작진은 소유산 자락 아래 덩그러니 자리한 2층 건물에 직접 들어가 내부 곳곳을 샅샅이 살폈다.

건물 내부 창가에는 탈출할 수 없게끔 쇠창살로 뒤덮여 있어 마치 범죄자들을 모아놓은 감옥과도 같았다. 또한 곳곳에 의료 침대와 낡아 부스러진 의료 기구들이 발견됐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잡혀오는 사람들이 성매매 여성이라고 말했다. 당시 성매매 여성들은 일주일에 2번 성병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고 성병에 걸리면 무조건 몽키하우스로 붙잡혀와 3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만약 성병이 낫질 않으면 열흘이든 한 달이든 이곳에 감금된 채 강제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된 취재 도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몽키하우스를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당시 경기도 일대는 동두천과 파주를 중심으로 주한 미군이 대거 주둔했다. 이들은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기지촌 주변에서 성매매를 했고 자신들이 성병에 걸리면 전투력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미군 측에서 우리 정부를 상대로 철저한 성병 환자 관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불법이지만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성매매 여성들이 달러를 벌어들여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이유로 이를 적극 수용하며 기지촌 정화 대책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군 측 요구와 정부의 지원으로 감금된 채 강압적인 성병 치료를 받아야 했던 성매매 여성들은 몽키하우스에 잡혀오면 무조건 주사(페니실린)를 맞았다고 전했다.

그 주사를 맞으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은 물론 심할 경우에는 사지가 파르르 떨리고 어떤 여성들은 급성 쇼크로 인해 30분 만에 사망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또한 전북 군산에 위치 한 작은 마을은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고 오직 미군들만 이용할 수 있는 '아메리카 타운(윤락 타운)'이 있었다. 이곳은 지금은 폐허가 됐지만 제작진이 그 내부를 살펴봤을 때 3평 남짓한 자그마한 방이 수두룩했고 무려600여 개 넘는 방 안에 윤락녀들이 모여 살았다고 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아메리카 타운'을 설립하고 관리했던 이가 5.16 쿠데타 중심세력으로 중앙정보부 간부를 지낸 백태하 대령이었다. 성매매 여성을 이용해 쾌락 신도시를 만들고 미군을 상대로 영업을 해 달러를 벌어들여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면세 혜택과 심지어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었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미군에게 깨끗한 성(性)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던 '몽키하우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어려운 시절 꿈 많던 10대 소녀들은 직업소개소를 잘못 찾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성매매 업소로 팔려간 뒤 미군들로부터 또한 정부로부터 보호는커녕 인권침해를 당하며 어두운 삶을 살아야 했다.

당시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은 정부로부터 외면당한 채 어두운 삶의 터널을 지나 병들고 쇠약해진 할머니가 됐다. 이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해 6월 25일 122명의 기지촌 할머니들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주변에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왜 굳이 성매매 여성들에게까지 손길을 내미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원하지 않는 강압에 의해 성매매에 발을 들여 어둠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성들이 숱하다.

사회 구조 최하위층에 있는 이들의 어려움을 어루만져야 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한 번이라도 바라봐주고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지 않을까.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감쪽같이 감춰졌던 정부의 양면성과 당시 몽키하우스 피해자들의 아픔을 한 번쯤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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