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의중에 '낙담'…신동빈 대신 신동주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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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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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회장]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한국 롯데그룹이 깊은 낙심에 빠졌다.

그동안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의중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아닌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홀딩스 부회장에게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31일 신격호(94) 롯데 총괄회장의 부친인 고 신진수 씨의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은 이날 오후 7시쯤 서울 성북구 신 전 부회장 자택을 찾았다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들과 만나 “신 총괄회장이 동주(신동주 전 부회장)가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의견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이 차남(신동빈 회장)에게 회사를 탈취당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서 완전히 떠나 버린 것을 의미한다.

그는 한국과 일본 양국 롯데를 신 전 부회장이 모두 운영해야 하는 것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어쨌든 최종 경영자는 장남"이라고 못 박았다.

신사장은 또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 역시 신 총괄회장의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은 최근 1년간 본인이 전혀 모르는 내용이 보도되는 것에 대해 격분했다"며 "동빈이 의사에 따라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총괄회장은 '내가 총괄회장인데 그런 지시나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대여섯번을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 총괄회장이 '아들 신 회장에게 경영권을 탈취당한 것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한 것과 관련해서도 "도덕적으로 이상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71) 롯데홀딩스 사장을 그만두게 했다"는 육성과 '신동주 한국 롯데그룹 회장 임명'한다는 서명 문서까지 신 전 부회장을 인터뷰를 통해 다시 방송에 공개되면서 롯데그룹은 향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빠질 입장에 놓이게 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은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경영권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에 의해 차단된 가운데 만들어진 녹취는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하고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롯데 경영 전반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지라도 상법상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까지 인정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롯데그룹은 서명 지시서와 관련해 "상법상 기본적인 절차와 원칙도 따르지 않았고, 법적 효력도 없으며 진위여부도 가려지지 않았으므로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평가절하 하고 "롯데는 임직원과 주주가 함께하는 회사로서 모든 의사결정은 상법상 절차와 결의를 통해서만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때 희망을 가졌던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신 사장의 말이 롯데그룹에 충격을 주는 것은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롯데 관계자는 “설마 했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며 “앞으로 신동빈 회장이 어려움 싸움을 할 것으로 여겨져 마음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10월 확정될 롯데면세점 특허 재획득을 비롯해 롯데월드타워 완공,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대 중국 사업과 베트남 등 외국 사업 등이 향후 진행될 롯데 오너 일가의 신경전 등으로 인해 뒷전으로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또 “온 가족이 힘을 모아도 어려운 현 상황이지만 지난 29일 신동빈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냈던 메시지에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라는 말에 희망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어떤 변수가 작용해 최고 경영진이 바뀌는 등의 사태가 일어날지 몰라 기분이 착잡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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