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흥행 부진에 증권사도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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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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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후강퉁 흥행 부진에 우리 증권업계도 머쓱해졌다. 정보나 준비가 모두 부족했다. 결국 반짝 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후강퉁으로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처음 허용한 1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1.12%)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20일까지 나흘 연속 내림세(-3.06%)를 이어갔다.

후강퉁으로 외국인에게 부여된 하루 거래한도(130억 위안)는 첫날만 100% 소진됐다. 이후 20~30%를 채우는 데 머물렀으며 주간 평균도 약 36%에 불과했다.

중국 본토 투자자는 후강퉁에 앞서 선취매했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차익실현에 나섰다. 여기에 줄줄이 예정돼 있는 대규모 기업공개(IPO)도 관망심리를 부추겼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벌였다가 시작하자마자 열기가 꺾이는 바람에 거래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다. 예를 들어 키움증권은 17~18일 후강퉁 관련 거래액을 각각 10억5000만원, 2억5000만원으로 밝힌 후 비공개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체로도 마찬가지다. 첫날 거래액만 100억~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을 뿐 이후부터는 관련 집계가 나오지 않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첫날에 비해 약정액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였다. 외국인은 17일 하루만 약 320억원어치를 팔았을 뿐 이튿날부터 21일까지 4거래일 만에 1조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했다.

애초 예상이 깨지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인 A씨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 투자해되 괜찮은지 의문"이라며 "중국 증시는 등락폭도 상당해 큰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국 증시를 길게 보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생각을 가진 투자자도 아직 많다. 주요 증권사 역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첫주 흥행이 부진했던 데에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증시에는 연말까지만 30여개 기업이 추가로 상장된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지표가 나빠지고 있는데도 상하이종합지수는 7월 이후 후강퉁 기대감으로 약 20% 상승했다"며 "흥행부진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펀드가 추종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가 중국 증시를 편입할 가능성이 커진 것을 비롯해 기대할 만한 재료가 여전히 남아 있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지향하는 자본시장 개방이나 위안화 국제화를 감안하면 후강퉁은 결코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최근에는 중국 선전 증시와 홍콩 간 연계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자본시장은 앞으로도 추가 개방될 공산이 크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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