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150년 역사상 최초의 중국인 사무총장 탄생…美-中 간 막 오른 ‘ICT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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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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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오허우린, 단독 입후보해 97.% 지지율로 당선…내년 1월부터 4년 임기

[사진=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차기 사무총장으로 중국의 자오허우린 현 사무차장이 당선됐다.

ITU는 23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전권회의 본회의를 열어 단독 입후보한 자오 사무차장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자오 후보는 총 투표 수 156표 가운데 152표를 얻어 97.4%의 지지율로 사무총장직에 올랐다. 무효표는 없었다.

자오 사무총장 당선인은 내년 1월부터 4년 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ITU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을 총괄하게 된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내년에 150주년을 맞이하는 ITU는 그동안 많이 성장했고,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면서 “ITU가 글로벌 소통과 정보사회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ITU의 역할을 확장하고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자오 당선인이 ITU 차기 사무총장에 당선됨에 따라 세계 외교·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ICT 산업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ITU 사무총장은 ITU 운영 방향은 물론 조직 내 모든 의사결정 최종 승인권자로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특히 자오 당선인이 150년 ITU 역사상 중국인 최초로 사무총장 자리에 오르면서 앞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국과 중국 간 글로벌 ICT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 단독 입후보한 자오 당선인의 무혈입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사무총장직의 투명성 확보 및 사무차장 역할 강화 등을 의제로 제안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동안 ITU는 사실상 유럽국가와 미국이 권력을 분점해왔다.

ITU 자체가 1865년 유럽 유선전신의 국제협력을 위해 설립된 기구로 1947년 유엔 산하 정보통신 전문기구가 된 후에야 전세계 대상으로 회원국을 받기 시작했다.

유럽에 대적할 만한 국가는 20세기 초부터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ICT 강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유일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ICT 산업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가면서 이러한 ITU 내 권력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2년 기준으로 국가별 ITU 표준화·전파·개발총국의 연구반 의장단(의장·부의장) 진출 현황을 보면 중국은 15명으로 미국(16명)에 이어 2위다.

최근 들어서는 화훼이·샤오미·레노버 등 자국 ICT 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글로벌 ICT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ICT 분야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ITU의 수장 자리마저 중국이 차지해버린 것이다.

자오 당선인이 단독 입후보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대표단을 이번 전권회의에 파견하고, 21일 각국 대표단을 초청해 대규모 리셉션을 열며 마지막까지 득표활동을 벌인 점은 ITU 수장직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다.

중국은 이번 ITU 사무총장 당선을 계기로 ICT 분야에서 질 낮은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에서 첨단 ICT 국가로 이미지 쇄신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자리는 사무총장과 사무차장을 비롯해 표준화·전파·개발 총국장 등 총 5명의 고위선출직과 12명의 자문위원(RRB), 48개 이사국 등 모두 65개가 남았다.

표준화 총국장에 출마한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24일 당선되면 ITU 사상 처음으로 5개 선출고위직 가운데 두 자리를 아시아인이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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