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한국관광 3절(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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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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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상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실장

김응상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실장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의 관광산업은 1960년대 기반시설과 국민관광 수요가 취약한 가운데 ‘외래관광객 유치’라는 깃발을 내걸고 출발했다.

그 척박한 환경을 딛고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엔 방한 외국인관광객이 작년의 경우 연간 1200만 이상을 기록. 매년 백만 명 이상이 증가하는 시대가 됐다.

또한 같은 해 국민 국내여행객 수는 3780만 명, 총 국내여행 경험율은 무려 86.5%를 기록, 웬만한 사람이면 연간 한 번은 국내여행을 나선 경험이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다.

‘관광소재의 빈곤’, ‘계절과 목적지의 수요 편중’, ‘관광행태의 변화 필요성’은 오늘날에도 좀처럼 개선하기 어렵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비할 데 없이 뛰어난 절(絶)’이라 할 소재가 없지 않았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의 한국관광을 있게 한 3절을 소개한다면 다음과 같다.

먼저 비언어극인 ‘난타’의 등장이다.

어릴 때 주변 잡동사니를 악기인양 갖고 놀던 일에서 착상된 것으로 ‘창조관광의 원조’라 칭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1997년에 초연을 한 이후 총 관람객이 87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간 외국인 관람객만 75만 명에 달한다.

난타는 우리의 공연문화를 한류 열풍으로 이끈 가교 역할을 했고 이를 필두로 다양한 창작공연물들이 뒤를 잇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힐링관광’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제주 올레길과 걷기 열풍이다.

오늘도 제주공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관광객의 목적지는 바로 ‘올레길’이다.

그동안 우리는 유명관광지에 도착하면 기념사진 찍고 다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무미건조한 여행을 ‘관광’이라고 여겨왔다.

처음 제주도에 걷기여행길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해보자는 제안은 세간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허나 이제 사람들은 ‘제주 관광’하면 ‘올레길’을 떠올릴 만큼 제주도 방문객 1000만 명 시대를 앞당겨 이루는 데 올레길은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

현재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투어 걷기여행길을 만들며 ‘제2의 올레길’ 탄생을 꿈꾸고 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약 15년 전 ‘겨울은 관광의 불모지’라는 인식을 깨트리고 겨울에도 충분히 국내 관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있으니 바로 ‘인제빙어축제’와 ‘화천산천어축제’이다.

우리나라 관광의 매력요소로 뚜렷한 사계절과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한편에도 겨울 한 철은 관광업계의 수요가 아주 낮아지는 ‘관한기(觀閑期)’를 면치 못했다.

두 축제는 해당 지자체의 오랜 고민과 준비기간을 거쳐 나온 산물인데, 1년 중 가장 춥다는 겨울의 한복판인 1월에 개최됨에도, 축제 현장은 금세 관광객 인파로 뒤덮인다.

종래 스키나 눈, 얼음으로만 대표되던 겨울관광 소재가 낚시와 결합하며 대박을 낸 것이다.

두 축제는 이젠 외국인관광객도 축제기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만큼 우리나라의 대표 축제로 손꼽힌다.

부득이 한국관광에 큰 획을 그은 소재들을 3절(絶)로 한정했지만, 이밖에도 한국관광을 위해 헌신한 많은 분들과 신선한 소재들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또 앞으로도 참신하고 획기적인 소재들이 쏟아져 나와 한국관광의 모습을 바꾸고, 기초를 튼튼히 할 것이라 생각한다.

공사는 국내관광 활성화와 관광소재 개발을 위하여 관광의 각 분야에서 각광을 받거나 활약이 기대되는 소재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국관광의 별’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한국관광의 별’을 최근 발표했지만, 머지않아 이 중에서도 한국관광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또다른 뛰어난 존재(絶)가 탄생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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