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개국 중 미세먼지 꼴찌인데 '보통' 수준이 더 많아…이상한 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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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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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WHO 권고기준보다 2배 가량 완화된 예보 기준

  •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전국 지자체망 파악조차 안 돼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미세먼지에 대한 국내 대기환경기준이 유럽연합(EU)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보다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오는 5월부터 시험 예보될 초미세먼지에 대한 전국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예보기준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국내 미세먼지 현실과 동떨어진 예보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한 2013년 8월부터 현재까지 발표한 216회의 예보 중 82.4%(178회)가 ‘보통’ 이상의 긍정적인 예보라는 것.

즉, 정부는 국민들에게 ‘국내 미세먼지 현황이 괜찮다’라는 말을 계속하고 있지만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4 환경성과지수(EPI)’를 보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지표가 178개국 중 171위인 꼴찌로, 실제 미세먼지 농도는 더 나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는 미세먼지에 대한 국내 대기환경기준이 EU나 WHO의 권고기준보다 2배가량 완화된 기준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환경부는 지나치게 하향된 미세먼지 농도기준을 잣대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의원실이 파악한 전국 239개 유효 측정망 중 미세먼지에 관한 국내 대기환경기준(24시간 기준)을 달성한 곳은 단 4곳으로 전체의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기준(대기환경기준포함)이란 대기를 비롯한 소음·수질 및 수생태계·토양 등을 대상으로 환경정책기본법에 규정된 환경오염의 허용한도다. 미세먼지의 경우는 연평균 기준과 24시간 기준 두 가지를 지니고 있다.

이종훈 의원은 “미세먼지 예보기준을 현실화할 경우 내일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이라는 예보가 자주 나갈 수밖에 없어 ‘환경부는 뭐했냐’라는 식의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걱정보다는 예보적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다.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PM2.5) 예보를 앞당겨 5월부터 시험예보를 계획 중인 환경부가 전국 초미세먼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초미세먼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국립환경과학원은 2013년 전국 초미세먼지 측정망 결과 요청에 대해 “아직까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는 것.

현재 20여 개의 환경부 직영 측정망 정보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촘촘히 퍼져 있는 300여 개의 측정망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당장 5월부터 초미세먼지 예보를 시작해야 하는데 지자체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조차 모른 채 예보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실한 예보가 이뤄질 수밖에 없어 조속히 지자체 측정망을 포함한 전국 초미세먼지 현황자료를 취합한 예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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