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슬기 "'복고 댄스' 떼고 '노출'이라는 꼬리표가 붙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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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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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슬기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전라노출이나 베드신은 없었어요. 출연을 확정 짓고 난 후 갑자기 생기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연기하고 싶었어요. 운 좋게 가수로 일찍 데뷔했지만, 그 꼬리표가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죠.”

상반기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감독 임경수·제작 비욘드필름에이트웍스·이하 '야관문')’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대중은 잠시 들썩거렸다. 말기 암 환자 종섭(신성일)의 죽었던 욕정에 불을 집힐 간병인이 49세 연하인 신예 배슬기였기 때문이다.

배슬기가 연기해야 하는 연화는 순수한 20대의 청초함을 지니면서도 퇴임한 교장 선생 종섭을 뒤흔들 만큼 관능미를 풍겨야 했고, 542개의 작품을 한 대선배 신성일과의 치정을 감당할 담력도 필요했다. 이제 막 배우로서 걸음마를 뗀 배슬기가 감내하기에는 무거운 짐이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7일 개봉한 ‘야관문’를 본 관객이라면 배슬기는 20대 여배우 '가뭄'에 단비가 되었음을 인정할 테다. 

8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난 배슬기는 인터뷰 자리가 마냥 신기한 듯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리번거렸지만, 연기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얼굴에 강단이 서렸다.

복고댄스를 추던 배슬기가 연화가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중학교 때부터 연기학원에 다닐 만큼 배우가 되고 싶었다”며 “빨리 가는 게 옳은 것인 줄 알았다”는 말로 자신의 가수 데뷔를 회상했다.

“배우를 꿈꾸던 중에 길거리 캐스팅이 됐어요. 가수로 빨리 데뷔하게 된 것도, 별생각 없이 춘 복고댄스 때문에 이름을 알린 것도 모두 운이 좋았던 거죠. 하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연기에 걸림돌이 될 줄은 몰랐어요.”

연기에 대한 갈증에 괴로워할 때 ‘야관문’의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복고 댄스를 참 좋아했다’면서도 ‘네가 나오면 드라마가 예능이 될 것 같다’는 말로 출연을 거절당했을 때 ‘야관문’ 시나리오를 받았다. 드라마계와 달리 영화계는 나를 복고 소녀가 아니라 신인 배슬기로 봐줬던 것 같다”고 자신의 캐스팅 이유를 예측했다.
 

배슬기 [사진=이형석 기자]


‘야관문’은 노출이 전부인 작품은 아니지만, 여전히 배슬기의 노출이 화제인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키스신뿐이었어요.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전라노출에 베드신까지 추가되더라고요.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두렵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관객들에게 배우 배슬기의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으니까요” 

영화는 그의 노출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했다. 영화를 접하지 않은 대중들은 ‘야관문’에게 그리고 배슬기에게 악성 댓글을 쏟아냈다. 복고 댄스의 꼬리표를 떼고 노출이라는 반갑지 않은 이름표가 새로 붙을지 걱정이 됐다. 배슬기도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댓글을 보고 많이 울기도 울었어요. '내가 앞으로 할 100개의 작품 중에 하나일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이겨냈죠. 나는 앞으로 수많은 작품을 할 거고 ‘야관문’은 그런 나에게 발판이 되 준 소중한 작품이에요."

신인에게만 느낄 수 있는 호기로움에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고 물으니 꿈꾸는 소녀처럼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연정민(임수정) 같은 역할이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같은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또, 제가 스릴러․공포도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역할도 언젠가는 꼭 해볼 거예요”

욕심을 줄줄이 쏟아내는 배슬기. 이제 막 '진짜' 연기자 대열에 합류한 그가 채울 99개의 필모그래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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